"아니, 남들은 못 가서 난리인 대기업을 왜 그만둔다는 거야?
미친 거 아니야??"
지금으로부터 8년 전,
내가 대기업에 사직서를 냈을 때,
회사 동료들부터 주변 친구들까지
모두 한 목소리로 나를 뜯어말렸다.
하지만 나는 많은 고민 끝에 이미 마음을 먹었었고,
결국 사표를 냈다.
'사직 사유 : 개인 신상 변화에 따른 사직 신청'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
내가 회사를 다니면서 수년 동안 같은 질문을 던졌다는 것을.
"결국 월급만 받고 살다가 나이 먹고 은퇴하면
이런저런 써먹을 기술도 없이 치킨집을 차려야 하는 구조 아닌가?"
이 생각을 수도 없이 속으로 되뇌고 또 되뇌었다.
나는 꿈을 꾸는 방법을 몰랐고,
꿈을 알아차리는 것도 할 줄 몰랐다.
결국 꿈이 없던 나는
'어차피 기승전 치킨집이라면, 차라리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자리 잡은 치킨집 사장이 되자.'
라며 무모한 선택에 이르렀다.
이 선택이 대책 없고 무모하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꿈이 없는 사람은 대기업, 치킨집, 어디에 속해도 방황하는 괴로움에 갇힌다는 것을.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꿈을 가져야 했다.
꿈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기어코 찾아내어 좇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기업을 뛰쳐나온 것을 전혀 후회하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안정적인 월급, 감당 가능한 업무량과 시스템,
갈등의 시기를 넘겨서 몇 년 더 붙어있었다면,
그때보다 훨씬 더 익숙해진 상태로
여전히 잘 다니고 있었을 것이다.
"먹여 살릴 두 딸과 아내, 가족들을 보며 버티자"
라는 마음을 묻어둔 채 말이다.
아마 그때 무모한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
먹고살기 급급한 삶보다는 나았겠지만,
결국 그보다 조금 더 안정적이고 여유로운 그저 그런 일상을 살고 있었을 것이다.
내 삶의 목적은 찾지 못한 채, 회사의 목표가 내 일상의 목표가 되어,
회사의 성장이 나의 성장이라고 자기 위안을 하며..
경제적으로는 대기업 직장인의 삶이 지금보다 풍요로울 것이다.
그러나 나는 돈을 더 많이 벌어 여유로운 일상을 보내기 위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무모한 선택은 나를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게 만들었고,
잃어버렸던 내 꿈을 그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현실적이며, 안정적인 걸 선호한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머무르기를 선택했던 사람들은 그 자리에 점점 단단하게 굳어간다.
그들의 미래는 그들이 머무르기로 결정했을 때, 어떤 인생이 될 것인지 이미 결정되었다.
나는 내 삶의 2막을
'내 손'으로 결정했다.
>> 한 줄 코멘트. 어떤 선택과 노력에도 보장된 성공은 없다. 허나 머무르기만 한다면 보장된 실패가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