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시합 속에는
무수한 역전과 재역전이 있다.
스타트가 늦었던 사람이
폭풍 스퍼트로 역전하는 순간의 전율.
그렇게 달리기는 드라마틱하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경주는
아주 길고 느려서일까,
그렇게 극적인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인생이라는 달리기의 목표는 무엇일까.
기록? 완주?
정답은 없다.
달리기의 종류가 하나인 것도 아니고,
달리기의 코스가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큰 실수를 하곤 한다.
고작 10m를 달리고 나서 승패를 판단한다.
레이스의 초반에 벌어진 격차로
좌절하고, 포기한다.
아직 남은 거리가 만 리 길인데,
고작 10m 지점에서 지고 있다고
'이번 생은 틀렸어.'라며
습관적으로 내려놓고 있지는 않은가.
탄생이라는 출발선에서
죽음이라는 결승선으로 가는 동안
많은 사람들과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하지만,
애초에 그 경쟁은 의미가 없다.
같은 길이 아닌,
비슷한 방향 속 다른 길의 주자들이기에
그들의 경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100억 명의 사람이 있다면,
100억 개의 달리기가 있다.
100억 개의 달리기는
100억 명의 어제보다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시합이다.
그렇다고 죽음이라는 인생의 완주 시점에서
비교하라는 말은 아니다.
無로 돌아가는 죽음이라는 시점에서
생각해야 할 것은 단 하나뿐이다.
내가 충분히 만족하는 달리기를 했는지.
반대로 지금 시점에서 죽음의 순간을 생각하면서도
이 생각을 해야 한다.
내가 충분히 만족할 만한 달리기를 하고 있는지.
이 달리기는
나 자신만이 평가할 수 있는
그런 류의 시합이다.
10미터밖에 달리지 않았는데,
옆 사람과 비교할 필요 없다.
내 달리기의 평가 기준을
옆 사람으로 할 필요 없다.
내 마음에 기준을 심어라.
내가 온전히 '난 잘 달리는 중이야.'라고
대답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삼아라.
>> 한 줄 코멘트. 내 인생의 결승점, 죽음의 순간은 언제가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래서 오늘도 최선을 다해 달리고, 충분한 잠을 통해 회복을 하고, 또다시 달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