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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지개 글마음 Nov 29. 2021

겨울, 애도의 계절

replay

어김없이 겨울이 찾아왔다.

2021년도 이제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공허함과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눈앞에 나의 모습을 불안해하면서 놓쳐버렸던 시간들.

사람들한테 뒤쳐질까 두려워 안달복달하며 나 자신을 채찍질했던 시간들.

나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해 좋은 사람, 좋은 기회, 좋은 자리들을 놓쳐버리고 만 어리석은 내 모습.

나의 신념이라 믿고 버텨왔던 한 줄기 빛이 와르르 무너져 방황하던 나의 흔적들.

믿었던 사람들의 배신으로 나만의 굴로 들어가 죽지 못해 울부짖으며 되뇌던 기억들.

결국 내가 믿었던 것은 허상에 불과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아무 일 없었던 듯 딛고 일어서 지나온 일상들.  그러나 담담한 것 같지만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잃어버린 나의 일부분.  

내가 머물렀던 자리, 울고 웃던 사건들, 헛헛한 마음 한편 내어주고 닫아버린 감정들.



애도가 필요한 11월.

새 마음과 새 출발을 하려면 충분한 애도가 필요하다.

내 마음이 더 이상 길을 잃지 않게

더 이상 어리석지 않게

같은 자리에 맴돌지 않도록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수고했다. 고생했다. 잘 참았다. 잘 이겨냈다. 잘 버텨왔다.

나를 위로하며 한 해를 보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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