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n Young Kim Jan 21. 2018

MBA로 미국 정착하기

이상훈 (Sr. Lead, Program Manager @ MSFT)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본사가 있는 미국 시애틀애 자리를 잡은 지 벌써 5년이 되었다. 7년 전 켈록 MBA 합격 소식을 듣고 미국 이주를 준비하면서 막연하게 ‘졸업 후 미국 회사에 취직하여 미국에 남아야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생각을 구체적인 준비 계획으로 옮기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


경영학 석사를 마친 여러 선배에게 조언을 구했지만, 대부분은 “Korean American이 아니면 가능하지 않아”,”난 미국 바로 회사에 취직한 사람은 못 봤어”, “현실적으로 한국 사람이 미국 회사에 특히 엔지니어가 아닌 다른 직군으로 입사하기에는 어렵다고 봐”라는 말과 조금 더 현실적인 방안으로 ‘컨설팅’이라는 진로를 고려해 보라는 조언들을 아끼지 않으셨다. 


그 후 일 년 ... 미국 현지에 와서는 불과 몇해 전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했던 켈록 한인 선배 두 분을 만나 여러 가지 조언들을 들을 수 있었고, 마이크로소프트 인턴십을 위해시애틀로 와서는 수년 전 미시간에서 경영학 석사 이후 티-모바일(T-Mobile)에 자리 잡으신 한인 선구자 한 분을 만날 수 있었다. 많지는 않았지만, 성공 사례들이 분명히 있었다. 


2012년 정식 입사 당시, 한 손을 꼽을 만치 적었던 시애틀 지역에 정착한 MBA 출신 한인의 수가 2018년 현재  40명은 족히 넘었고 매해 더 많은 분들이 졸업과 함께 시애틀에 자리를 잡고 있다.   


핵심

- MBA 과정은 커리어 및  리크루팅에 최적화 되어 있는 교육 과정이라 비 개발자로 미국 테크 회사에 입사하기 좋은 경로가 될 수 있다. 

- 하지만 MBA가 모든 것의 답이 될 수 없다. 결정을 할때 본인의 경력, 비용, 여건, 목표,  MBA이 주는 가치  등 모든 사항을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   

- MBA 출신들이 일반적으로 채용되는 업무들로 인하여  개발자들에 비해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 그렇게 때문에 같은 수준의  영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고 있는 개발자와 비교한다면 취업이 더 어려울 수 있다.  

   

<2010년 입학전 첫 학교 방문>

이전 한국에서의 커리어에 대해 간단히 요약한다면? (학력, 회사, 업무 종류)


연세대학교 전기전자 전공으로 졸업 후에 곧바로 삼성전자 무선 사업부에 당시 스마트폰 상품기획팀의 전신인 ‘신규사업팀’에 배정 받아 상품기획자로 5년 이후에 Product Manager로 2년 총 7년이 조금 넘는 기간을  근무했다. 2009년 켈록 MBA에 지원 및 합격하여 2010년 7월에 학업을 시작하기 위해 배우자와 함께 F1 (학생) 비자로 미국에 건너 왔다.    


현재 미국에서의 커리어를 간단히 요약한다면?


MBA 기간중 마이크로소프트 여름 인턴십에 지원하여 현재까지 근무중인 Bing의 검색 광고 비즈니스 팀(Business Group)으로부터 Product Manager 인턴 오퍼를 받아 11주의 인턴십 기간을 통해서 정식 오퍼를 받을 수 있었다. 일년후 정식 직원 (FTE-full time employee)로 입사하기 직전 그룹의 대대적인 조직 변경으로 오퍼가 Product Manager에서 Product Marketing Manager로 변경되고 앞으로 해야할 업무가 무엇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미국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다. 입사 후 지금까지 5년의 시간을 같은 팀에서 근무하면서 신규 기술 및 회사 평가, 아이디어 인큐베이션등의 고정 업무가 있긴 했지만 Tech Partnership Management, Account Executive, Business Planning 그리고 최근에는 내부 CRM 담당 Program Manager 및 Data Science & Machine Learning Program Manager 등의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었다.     


미국 오실 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나?


회사를 다니면서 회사 스폰서십으로 MBA를 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입사 초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경력 3-5년이 필요하다는 선배들의 조언에 따라 입사 3년후에 본격적으로 MBA 지원에 대해서 알아보았고 타 대학원과는 다르게 GRE가 아닌 GMAT 점수를 받아야 한다는 것과 소위 Top school이라 불리는 학교에 가기위해서는 일반적으로 700점을 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이때 처음으로 이름도 생소한 Kellogg school of management이라는 일리노이주 에반스톤시에 위치한 노스웨스턴 대학교 소속 MBA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바쁜 직장 생활과 잦은 출장등으로 제대로 된 준비를 못하다가 4년후에야 최종 합격 통지를 받을 있었다. 돌이켜 보면 2년반을 준비 기간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어떤 방식으로 취업에 성공하였나?


나의 취업 준비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MBA의 리크루팅 프로세스를 설명하지 않을 수 없다. MBA는 8월 입학과 동시에 여름 인턴십 리크루팅 준비가 시작되고 그에 맞춰 학교 내부적으로 이미 리크루팅 지원 스케줄이 잘 짜여져 있어, 이를 따라만 가도 어느 정도 준비가 된다. 


목표로 하는 회사 또는 산업 (industry)를 정하면 그에 맞춰 짜여진 일정 및 지원 프로그램들에 참가를 하면 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나는 테크 회사에만 지원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관계로  레쥬메 작성 세션등과 같이 공통적인 세션을 제외하고는 테크 회사 출신이거나 테크 회사에서 여름 인턴십을 맞친 2학년들이 주최하는 테크 회사 공략 세션 그리고 인터뷰 준비 세션들에 참석했었다. 그리고 Tech Trek이라고 불리는 테크 회사 방문 여행을 동 MBA 과정 학생들과 같이 갔었는데, 지원 회사을 정할때 큰 도움이 되었다. 그 당시 Yelp, Facebook, Symantec, Cisco, Salesforce, HP, Microsoft, Amazon, T-Mobile, HP을 3일 동안 방문했던 것으로 기억 난다. 


최종 지원은 마이크로소프트 와 애플에 했는데 이 두 회사가 학교를 직접 방문하여 1차 인터뷰를 진행해서 (on-campus recruiting) 인터뷰 진행을 위해서 학교를 벗어나지 않고 서류 심사와 1차 인터뷰를 학교를 마칠 수 있었다. 2차 인터뷰들은 본사 (마이크로소프트) 또는 전화 (애플)로 진행했고 마이크로소프트가 먼저 인텁십 오퍼를 줘서 바로 승락 했다. 마이크로소프트 2차 인터뷰 준비를 위해 켈록 선배들 중에 내가 인터뷰 할 예정인팀에 가장 근접한 인턴십을 한 사람을 찾아 전화 통화를 부탁했었다. 30분을 약속하고 통화를 시작했는데  약 2시간 동안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자신이 아는 모든 정보와 조언을 전해준 그 선배에 대한 고마움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입사 후 나를 최종 채용한 임원 (General Manager)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어서, 온라인 산업에 경험도 없던 나를 왜 인터뷰 인턴 후보로 지목 했는지를 물었다. 돌아온 대답중에 가능 인상 깊었던 건 바로 내 이력서에 있던 군대 경력이 눈에 띄였다는 것이다. 군대를 이력서에 써야하냐라는 질문은 항상 한국 남자들이 갖는데, 나는 특히 미국 회사에 지원할때는 꼭 이력서에 다른 직장 경력 만큼 비중 있게 쓰라고 이야기 한다. 


군대를 이력서에 써야하냐라는 질문은 항상 한국 남자들이 갖는데, 나는 특히 미국 회사에 지원할때는 꼭 이력서에 다른 직장 경력 만큼 비중 있게 쓰라고 이야기 한다. 


취업까지 어떤 준비를 어느 기간동안 했나


8월 1학년 1학기가 시작하면 모든 MBA 학생들은 여름 인턴십 리크루팅 준비를 시작한다. 나 처럼 한 산업에만 집중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밑져봐야 본전이라고 생각하여 다수의 산업들에 지원하는 사람들도 있다. 예를 들어 입학 당시에는 테크 회사를 목표로 정했으나 테크 회사들보다 먼저 리크루팅을 진행하는 컨설팅 회사에 지원하는 학생들도 더러 있다. (실제로 테크 회사를 목표로 생각하다가 컨설팅 회사에 오퍼를 받고 테크를 포기하는 학생들도 여럿 봤다)  켈록에서는 10월부터 회사 설명회 (Company presentation)을 위해서 여러 회사들이 학교를 방문했던 것으로 기억하며  12월부터 본격적으로 레쥬메 작성을 시작했었다.  12월에는 앞서 이야기했던 tech trek,  1월에 회사들 지원 2월에 애플 2차 인터뷰 (전화), 3월 마이크로소프트  2차 인터뷰 진행(본사 방문). 3월 합격 통보의 순으로 취업이 진행되었다. 


6월에서 8월까지 11주의 여름 인턴십을 가졌으며 인턴십 마지막 주에 팀으로부터 정식 입사 오퍼를 받았다. 9월까지 계약 사항에 대한 협상을 하고 9월말에 최종 오퍼에 싸인을 해서 졸업후 (1년후) 입사 예정자가 되었다. 



본 글은 창발출판에서 준비중인 '우린 이렇게 왔다'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더 관심이 있으신 분께서는 다음 링크에서 프로젝트를 후원하시고 저자들과의 웨비나 및 다양한 혜택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

후원 홈페이지: https://tumblbug.com/changbalpub

이전 08화 내일 짤려도 오늘은 행복: 평범한 개발자의 미국 생존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