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봐주자!
2년이 다 되어가는구나 ㅎ
2년 안에 내 불안은 롤러코스터를 타며 나 뿐만 아니라 신랑도 힘들었을것이다.
조기폐경 후 여성호르몬약을 처방해주는데 의사쌤 말이 에스트로겐 수치가 저하되면
정상 폐경 때와 동일한 현상들이 나타나기에 근 10년은 꾸준히 먹어줘야 한단다.
약 먹는 거 극도로 싫어한다.
그런데 여성호르몬약은 먹는 시간을 매일 동일하게 맞춰서 먹어야 한다.
또한 여성호르몬약을 처음 처방 받기 전 여성호르몬약에 대해 검색해보니 안좋은 얘기들이 많았기에
먹어야 한다는 걸 알지만 고민,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더라.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여성호르몬약이 종류가 많다.
종류가 많은 게 왜 다행이라고 생각했냐면 나의 경우 페모스톤을 시작으로 크리멘,리비알,티볼론,디비겔
현재는 안젤릭정을 먹고 있다. 이렇게 자주 바뀌게 된 이유는 약의 부작용 때문이었다.
2023년도 9월에 페모스톤을 먹기 시작했고 23년 12월에 페모스톤에서 크리멘으로 바꿨다.
바꾼 이유는 페모스톤은 밤에 잘 때 손이 뻑뻑한 느낌이 강했고 의사쌤에게 말씀드렸더니 약을 바꿔 주셨다.
크리멘은 1년동안 먹었는데 이 기간 내 약의 부작용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개인마다 케바케다)
귀가 먹먹하고 어지러움이 심해서 이비인후과에 갔더니 이석증이란다.
여기에 심장벌렁거림이 심해서 잠을 이루기가 쉽지 않았고 집중하는 것도 힘들었다.
손 뻣뻣함은 계속되었다. 결국 크리멘에서 리비알로 바꾸게 된다.
리비알로 바꿨는데도 새벽의 손 뻣뻣함과 심장 벌렁거림은 여전했다. 결국 3개월 받은 리비알도 다 먹지 못하고 티볼론으로 바꾸게 되었다. 그런데 손 뻣뻣함,심장 벌렁거림은 둘째치고 티볼론으로 바꾸고 나서 머리카락이 전에 비해 많이 빠지기 시작해서 한달만에 약을 또 바꾸게 된다.
이때 바꾼 건 경피 에스트로겐인 에스트로겔과 프로게스틴 알약이었다.
에스트로겔은 피부에 도포해서 흡수시키는 것으로 프로게시틴 알약도 함께 먹어야 했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피부에 도포하는데 흡수가 빠르지도 않고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가족들,반려동물에게 이 약에 접촉되면 안된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약은 다른 여성호르몬제보다 비싸다. 그리고 또다른 부작용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내 기록들을 살펴보면 에스트로겔을 바르기 시작하고 식욕이 왕성해졌다.
원래도 먹는 걸 좋아하지만 매일 운동하면서 잘 참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꼭 먹어야 했고(먹고 나서 항상 후회ㅠ) 한 개 먹을 것을 두 개 먹고 자기 전까지 먹고 싶은 게 생겨
저녁을 먹었는데 또 배달음식을 주문해서 먹었다.
러닝하고 근력운동하고 강아지 산책시키고 나름 많이 움직인다고 생각했는데
체중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늘어나는 폭도 커져가니 불안,우울 등의 감정까지도 나를 힘들게 했다.
(왜 음식을 참지 못하고 맨날 후회하지? 운동 하는 것도 의미가 없나? 등)
하...나는 약의 부작용일 수도 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고 내 의지의 문제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다 에스트로겔을 바른 피부에 발진 및 따가움을 느꼈고 의사쌤에게 말씀드렸더니
약을 바꿔야 한다고 하시면서 이 약은 부작용으로 체중 증가가 발생될 수 있다고 하시더라.
이 약 덕분에 먹고 싶었던 음식들 많이 먹을 수 있었지만 체중 증가는 참을 수 없기에
안젤릭정으로 바꾸게 된다.
안젤릭정으로 바꾼 지 6월 22일이 되어 딱 한 달이 되었다.
지금 나의 상태는 어지러움 없고 심장벌렁거림은 아주 간혹 느껴지며 체중은 큰 변화가 없다.
안그래도 부정적인 생각이 강한 나였는데 조기폐경 전과 후로 내 몸 상태가 많이 달라졌음을 느꼈고
이로 인한 걱정과 불안이 더해져 부정적인 생각들이 나를 휘감아버리기도 했다.
다행인건 조기폐경 결과를 받기 전부터 산책을 꾸준히 해왔고 신랑과 많은 대화를 하면서
내 부정적인 성격을 인지했으며 건강한 마인드가 노후에 필요함을 알고 있었다는 것.
양파껍질처럼 겹겹히 쌓인 내 부정적인 감정들은 매일 산책하면서 하나씩 걷어냈고
오운완하면서 또 걷어냈고 나와 세상을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기 위해 책들을 읽으면서
또 걷어내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부정적인 감정,생각을 걷어낼 수 있게 해 준 또 다른 생각과 행동들 그리고
나의 소중한 일상들을 잘 붙잡아 둬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도움이 되었던 건 메모,기록이었다.
여성호르몬약을 먹으면서 매일 내 몸 상태를 살폈고 어떤 점이 좋았는지,안 좋았는지를 적어두었다.
(산부인과 가기 전에 그러한 기록들을 정리해서 의사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있다.)
또한 다이어리에 [운동메모] [건강메모] [음식메모] 카테고리로 적었다.
운동 기록들을 보면서 조금 변화를 주고 싶어 1년 전부터 공복 러닝을 뛰고 있다.
그리고 기상 후 스트레칭과 명상도 매일 꾸준히 하고 있다.
이러한 기록들은 내가 어디에 집중해야 할 지 알려주고 나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그냥 생각만으로 '내가 몸관리를 엉망으로 해서 조기폐경이 온걸까? 왜 그랬을까?'
후회하고 낙심하고 우울해할 땐 안 좋은 것만 보인다.
생각에 생각을 더하면 그 생각이 기억에 오래 남아 그 생각이 믿음이 되고
결국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조기폐경에 대한 부정적인 관점으로 나를 비롯하여 세상을 봤다면
좋은 게 있어도 절대 볼 수 없었을 것이다.
감정은 선택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행동과 당신의 생각은
언제나 당신의 선택입니다.-유튜브 쇼츠 보다가 메모
조기폐경에 대한 나의 선택은 현재에 의미를 두고 집중하는 삶을 살자! 이다.
과거 내가 술을 덜 먹었다면, 운동을 했더라면, 건강에 관심이 많았다면 조기폐경이
오지 않았을까?
미래 나는 조기폐경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빨리 늙고,치매도 빨리 오고 이러면 어떡하지?
이러한 생각들만 하면 현재의 시간은 아무런 의미없이 사라져 버림을 어느 순간 깨닫게 되었다.
이런 깨달음을 통해 나는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해 매일 긍정적인 생각과 운동을 하며
현재 일어나는 일들에서 배울 점이 있는지 살펴보며 기록하고
조금씩이라도 지금의 나보다 나아질 것이라 믿고 나를 응원하며
하루를 살아가자고 다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