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세이]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by Light of Life

엄마를 사랑해서 그렇다는 아이의 말에

나는 오늘도 마음이 녹아내렸다.

아이가 자라는 만큼, 엄마도 자란다.




아이와 하원 후, 근처 식당에 갔다.
아이가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던 메뉴였지만
도통 먹지를 않는다.


“더 먹어야지~ 먹어야 힘이 나.”
“배불러. 그만 먹을래.”

거절하는 아이를 흘깃 보곤

그냥 내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한참,
아이가 갑자기 숟가락을 들더니 밥을 먹는다.

“엄마 힘들지 않게 내가 잘 먹을 거야.”

그러곤 연거푸 몇 숟가락을 먹었다.


엄마를 생각한 마음이 기특하면서도,
순간, 아이가 내 눈치를 본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흠칫 놀랐다.

“배부르면 안 먹어도 돼.
밥은 남을 위해 억지로 먹지 않아도 돼.”

그렇게 말하며 아이를 안고 토닥여주었다.


집에 와서 아이가 화장실에 들어갔다.
“엄마, 도와주지 마. 엄마 안 힘들게 내가 스스로 할 거야.”


아이가 내게 이런 말을 한다는 게
기특하면서도, 한편으론 마음이 쓰였다.

내가 힘든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아이는 어느새 그것을 느끼고 있었던 걸까.
나는 아이가 눈치 보지 않고 자라는 아이이길 바랐는데.

조금 서운하고 속상한 마음이 들었다.


그때 아이가 조용히 말한다.

“엄마, 내가 엄마를 사랑해서 그런 거야.”

작은 아이의 ‘사랑’은
상대방이 힘들지 않게 하고 싶은 마음이라는 걸
아이를 통해 처음 배운다.


고맙기도,
대견하기도,
미안하기도 한 감정이 뒤엉켜 마음 한가득 번져왔다.


“엄마한테는 어떤 것도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엄마는 다 이해해. 다 사랑해.”

속삭이자, 아이가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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