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사 Jun 22. 2022

가슴에너지의 본질

느껴지는 것과 느껴지는 대로 사는 것

가슴에너지의 본질
느껴지는 것과 느껴지는 대로 사는 것


강아지나 고양이를 떠올려보자.


그들은 '내가 주인을 사랑한다'라는 자기 이해 없이도 그저 주인 옆에 다가와 몸을 비빈다.

우리는 그 모습을 보고 '나의 반려동물이 나를 사랑하는구나'라고 알아차린다.


반대로 그들은 어떤 사람을 보고 '저 사람은 왠지 느낌이 좋지 않아'라고 생각하지 않고도 으르렁거리거나 멀리함으로써 느낌을 표현한다.


모두 복잡한 사고를 거치지 않은 본능적인 반응이다. 그들은 그저 느낄 뿐이며 느끼는 대로 솔직하게 행동한다.


그들은 자신이 느끼는 것이 타당한지, 그것을 무엇이라고 정의할지 고민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을 고민하는 자신이 누구인지 고뇌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에 대한 느낌 자체가 희미하지만 그렇기에 자신이 누구인지 확신할 필요도, 주장할 필요도 없다.

그저 그 자신으로 존재하며 생존 활동에 뛰어들고 그 와중에 누군가를 사랑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저 느껴지는 것,

그리고 느껴지는 대로 사는 것.


가슴에너지는 포유류 동물이 가진 이러한 본성에 뿌리를 둔다.

물론 고등 이성을 지닌 인간에게서는 가슴에너지가 보다 다양한 맥락에서 훨씬 다차원적인 개념으로 구현되겠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어떠한가?

머리에너지에 대한 글에서 언급했듯이

우리는 자기 자신을 인식하며 '나'와 '내 밖에 있는 것'을 구분하고,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의 존재에 대해 불안감을 갖는다.


나는 누구일까, 무엇을 해야 할까, 어디로 가야 할까, 어떻게 행동해야 적절할까, 나는 잘하고 있는 걸까, 나는 괜찮은 존재일까 등등.

자신이 그러한 질문에 마주하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는 동안에도 우리는 매 순간 그러한 질문을 하고 있다.


이성이 발달하여 본능대로만 살 수 없는 존재가 갖는 근본적인 불안이다. 

이 불안에 너무나 익숙해서 이것이 불안이라는 것을 쉽사리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다.


우리는 이러한 불안을 개념화하여 고찰할 수 있는 지성을 지녔지만 그렇다고 해서 근본적인 불안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인간에게도 가슴에너지가 존재한다.

느껴지는 대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도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상대에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고 할 때는 합리화나 이해타산 없이, 감정을 과장하거나 억누르지 않고, 어떤 이유로든 자신을 속이지 않고 진짜 그렇게 느끼고 있는지, 진정으로 그것이 옳다고 느끼는지를 묻는 것이다.

가슴에너지는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할 때처럼 우리 자신에게 솔직할 때 그 존재를 드러낸다.


가슴에너지는 우리의 가슴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이기도 하고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안내자이기도 하다.

그 목소리는 우리의 감정, 직관, 양심, 진심, 본심, 깊은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소리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진실됨을 상황에 맞게 분별력 있게 고찰하고 그 진실됨을 삶 속에서 실현할 때는 장에너지와 머리에너지도 모두 작용하지만, 답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는 용기는 가슴에너지와 관련이 깊다.


무엇을 해야 할지  수 없을 때
어떠한 길을 가야 하는지 막막할 때
정말 중요한 단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
내가 누군지 여기는 어디인지 혼란스러울 때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지 불안할
사과를 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을 때
용서를 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을 때

가슴에너지는 확신을 갖게 하고 용기를 일깨워 준다. 그리고 그 확신은 내가 나로서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자기자신됨이라는 안정감이 있으면 우리는 자신의 존재를 불안해하지 않는다.

불안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려 하지 않고, 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는 강박 속에 살지 않는다. 내가 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어떤 자기 이미지에 구애받지 않으며, 타인의 요구나 기대에 충동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상기한 내용은 특정 유형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그중에서도 가슴형 2유형, 3유형, 4유형은 자기자신됨이라는 안정감이 부족해 자기 자신을 느낄 수 있는 특정 이미지와 감정을 강력하게 발달시킨 사람들로서 그것으로 인한 강점과 약점을 보다 뚜렷하게 드러낸다.


가슴에너지, 그리고 에니어그램 가슴형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는 순차적으로 공개될 것이다.


글을 마무리하기 전에 짚고 갈 것은 머리에너지가 한정된 지적 활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포함하는 상위 차원의 개념이듯이, 가슴에너지도 순간적인 감정이나 기분을 의미하지 않고 그것을 포함하는 상위의 개념이라는 점이다.



              


        




이전 06화 6유형의 전지함 모방, 믿는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