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유형은 장형 중에서도 가장 직선적으로 자신의 에너지를 드러내고, 가장 직접적인 방식으로 힘겨루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나약하지 않은 사람'이 됨으로써 자신의 자율성과 통제력(자기 영역)을보호한다.
나약하지 않은 사람이란 그들이 정말로 연약한 구석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들이 삶의 다양한 장면에서 타고난 힘과 기세를 강화시키고 도전적인 자세를 취함으로써나는 안전하고 괜찮다 라는 느낌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나약하지 않음은 육체적/정신적으로 강인한 것을 넘어,권위가 있고 영향력이 있는 것, 자원을 많이 가진 것, 손해 보지 않는 것, 속지 않는 것,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는 것, 타인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조차 굴복하지 않는 것, 내 의지대로 행동하는 것, 타인에 의해 좌우지되지 않는 것, 극복하는 것, 포기하지 않는 것, 외적으로도 연약하거나 무능해 보이지 않는 것 등을 모두 포함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게 될 일일까? 라며 시도해 보기도 전에 포기하는 상황에서도 일말의 가능성을 포착해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보는 것, 운동을 하다가 근육통이 생기면 오히려 더욱 강도 높은 운동으로 근육통을 이겨내는 것, 아무리 사랑하는 이라도 아니다 싶을 때는 단호히 관계를 끊어내는 것도 모두 나약함을 회피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모습들은 8유형이 자신의 일에 매진하거나 사회적 이슈에 참여해 크고 작은 업적과 성과를 계속해서 남기게 되는 원동력이기도하다.
물론 다른 유형의 사람들도 나름의 강한 면을 가졌고 끝없이 자기 극복을 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8유형의 강인함은 보다 본능적이며본질적인 욕구이다.
그들은 이미지가 중요해서 강한 모습을 연출하는 것도, 자신의 연약함을 깊이 의식하면서 강해지려 노력하는 것도, 그것이 옳은 행동이라고 판단하여 신념을 지키는 것도 아니다.
생존과 현실에 몰입하게 하는 장에너지에 많은 영향을 받는 그들에게는 자신 안에서 나약함을 발견하는 것은 스스로의 존재를 무너뜨릴 것만 같은, 죽음과도 같은위협이기 때문에 그것이 느껴지기도 전에 강하고 센 것으로 관심의 초점을 돌리는 것이다.
또한 그들은, 설사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고 내향적인타입일지라도,언제나 자신을 둘러싼 외부의 현실적인 이슈들을 감지하는 레이더를 가졌다.
그 레이더는 그들이 알아야만 하는 상황의 흐름이나 타인의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그리고 끊임없이 포착해낸다. 그리고 포착한 대상이 기회인지 위기인지, 적인지 아군인지 신속히 판단하며 그에 대해서 나름의 방법을 통해 반드시 대응한다.
생존과 승부의 관점으로 사안을 파악하다 보니 논리를 위한 논리, 생각을 위한 생각은 선호하지 않으며, 행동을 취할 수 있는 결론을 얻고자 한다.
그러므로 된다 안된다, 맞다 틀리다와 같은 이분법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고, 지나치게 세밀하고 복잡 미묘한(그들 입장에서) 메시지들은 그저 변명이거나 얕은 수작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또, 사안 그 자체보다 사안을 논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의 힘의 우열에 더 관심을 갖고 자신의 발언권을 확대하고자 언어적/비언어적인 제스처를 취하기도 한다.
가령 누군가 업무적인 협조 요청을 해오면 그 순간 상대방이 자신을 통제한다는 느낌에대한 반발 작용으로 '저것부터 처리하고 다시 이야기해요'라는 식으로 딱 잘라 말할 수 있다. 통제권을 다시 자신에게 가져오며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다.
어떤 상대에게는 이러한 파워게임이 낯설고 어려울 수 있지만 그들에게는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우며정당하기까지 한 행동으로 느껴진다.
그렇게 함으로써 관계의 우위에는 설 수 있으나 거기에는 희생이 따른다.
어쩌면 좋은 관계로 남을 수 있던 사람과 척을 지고, 그에게서 진짜 들어야만 하는 본심 또는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듣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강약 조절 버튼이 있다면 강 버튼만 계속해서 누르는 그들이 희생하는 것은 인간관계뿐만이 아니다. 건강, 개인으로서의 소소한 행복, 억눌린 감정을 정화할 기회, 자신의 진짜 본심을 전할 기회들도 곧잘 희생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