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면 좋은 친구
이번 한 주간 마음에서 자꾸 맴돌던 찬양이 있었다. 평소에 자주 듣거나, 부르던 찬양도 아니었다. 정신없이 일하는 와중에 만난 찬양인데 왜인지 울컥했다. 바쁘게 움직이는 손, 머리와는 달리 순간 마음이 멈춘 듯했다. 어떤 생각 때문에 내내 묶인 마음이 있었는데 그래서 위로가 되었던 것 같다.
내가 다니는 회사엔 작은 예배실이 있다. 오래된 피아노도 한 대 있다. 한창 피아노 레슨을 받을 땐 악보를 들고 가 그곳에서 나머지 점심시간을 보냈다. 연습도 하고 숙제도 할 겸.
아무도 없는 조용한 예배실. 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무거운 철문을 열고, 쉬고 있던 어둠을 밝힌다. 몇 발 걷지 않아도 금세 피아노 앞이다. 안으로 쏙 들어가 있는 피아노 의자를 드르륵 빼내어 앉은 다음, 피아노 뚜껑을 살짝 들어 올릴 때 그 느낌. 이상하게 나는 이때가 참 설레더라.
피아노는 내게 짝사랑 같은 존재다. 오래 레슨을 받아왔지만, 연습량이 부족해서인지 일취월장 실력이 느는 일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피아노 앞에 앉는 것만으로도 아직 설레나보다.
놀고 싶을 때, 쉬고 싶을 때, 위로가 필요할 때, 내내 어떤 노래가 떠오르는 날엔 악보를 뽑아 피아노 앞에 앉는다. 그러면 마음이 듣고 어느 날은 같이 놀아주고 어느 날은 토닥여준다.
인내의 시간이 빚어낸 전공자의 섬세한 터치에 전율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연주는 아닐지라도 좋았다.
미쁘다_ faithful
믿음직하다. 확실하다(sure). 미덥다(reliable). 하나님과 관련하여 언약을 끝까지 지키고 이루시는 신실한 분임을 강조하는 말로 종종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