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이제 뇌과학과 심리를 곁들인.
길지만, 다 읽고 나면 분명 도움이 되실겁니다. 꾹 참고 읽어주세요. 헤헷 :D
내가 원하는 나를 상상해봅니다.
#1
아이유가 되었습니다. 제가 아이유가 아니라 아이유처럼 된 것입니다. 기타 치며 노래하는 모습은 제 로망 중 하나였습니다. 길고 높은 의자에 앉아 누군가 전해주는 기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은은하지만 어둡지 않은 조명이 켜집니다. 조명 아래 모여든 먼지마저 아름답다 느낄 때 맑게 튕겨오는 기타 소리에 여기저기서 짧은 환호성이 들립니다. 근데 이제 목소리는 악동뮤지션 이수현으로 하겠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목소리거든요. 누군가 그러더군요. 간접흡연도 안 해본 목소리라고요. 아무튼, 기타와 목소리 하나 만으로도 무대가 꽉 차고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먼 듯 가까이 앉은 관객들의 얼굴이 너무 행복해 보입니다. 저도 함께 행복합니다. 입술 앞에 두 손을 모은 사람들, 고개를 옆으로 기울인 사람들, 음악에 몸을 살짝 움직이는 사람들 모두 이 시간에만 집중되어 있습니다. 눈은 별처럼 반짝이고 입은 모두 웃고 있네요. 상상만으로 너무 행복하지 않나요?
아참, 제가 무슨 노래를 부르냐고요? 노래는 EXO의 Sing for you입니다.
내 낡은 기타를 들어 하지 못한 고백을 혹은 고집스레 삼킨 이야기를
노래하나 만든 척 지금 말하려 해요 그냥 들어요. I'll sing for you
#2
브런치 작가가 되었습니다. 꾸준히 글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가 시작된다네요. 그동안 썼던 글을 모아 브런치북 제목을 정하고 책 소개 및 목차를 정합니다. 브런치 작가 50% 이상이 이 프로젝트에 응모한다니 도전에 의미를 두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브런치북 응모한 사실도 까마득하게 잊고 있던 어느 날 알림이 도착했습니다. 브런치팀에서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수상작을 소개한다는 새 글 알림이요. 여러 출판사 관계자들의 심사평을 읽고 드디어 대상 수상작이란 글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서 더 스크롤을 내리지 않아도 저는 단박에 제 이름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대상 수상작 제일 첫 줄에 제 브런치북 제목과 작가명이 적혀있었기 때문이지요. 아직도 그날의 심장 박동 소리가 둥둥 쾅쾅 울리는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 첫 에세이를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작가에서 저자가 된 것이지요. 이 책은 입소문을 타고 1쇄, 2쇄, 어떤 작가님이 말하는 십쇄(?)에 리커버 에디션까지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습니다.
사실 위의 상상은 이루어 질 가능성이 매우 희박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왕창 모아 저 좋으라고 해본 ‘이미지 트레이닝’입니다. 쓸데없이 이걸 왜 하냐고요? 다 이유가 있답니다. 내가 원하는 내 모습을 매일 이미지 트레이닝 하면 뇌의 새로운 시냅스 형성이 이루어집니다. 뇌가 활성화되고, 건강해집니다. 매일 상상으로 악기 연주, 미술 활동 등을 연습하면 실제 연습하는 경우와 뇌 발달은 거의 같은 수준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굳이 돈을 들이지 않아도 할 수 있으니 안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 모두 뇌의 노화를 겪습니다. 그러나 뇌의 노화 속도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나이가 들수록 유전적으로 얻어진 유동성 지능은 떨어집니다. 그러나 다양한 경험과 체험적 지식들이 쌓인 결정성 지능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합니다. 우리는 뇌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단지 살을 빼려고 억지로 운동 하는 것이 아닌 운동의 다른 측면을 생각해야 합니다. 뇌의 활성화를 위해 말입니다.
운동을 하면 뇌에 다량의 산소와 혈액을 공급하고 이를 연료로 뇌가 잘 작동하게 됩니다. 특히 BDNF라는 뇌의 천연 자양강장제 성분을 분비시켜 기억 능력 향상, 학습 능력 발달을 촉진시킵니다. 이 뿐 아니라 전두엽과 해마에 새로운 뇌세포가 생성되어 판단능력과 의사결정 능력 향상에도 도움을 줍니다. 그러니 학교에서 체육시간을 없애거나 줄여서 책상 앞에 아이들을 붙들어 놓는 일은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저도 걸을 때 새로운 아이디어와 글감들이 많이 떠오르더라고요.
뇌를 활성화 시키는 것은 뇌에 새로운 자극을 주는 것입니다. 이미지 트레이닝, 운동 이외에 또 하나는 바로 책을 읽는 것입니다. 종이책이어도 되고 브런치, 블로그, 인터넷 신문 등 모두 가능합니다. 단 내용의 질을 잘 분별해서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책을 읽을 땐 뇌의 여러 영역이 함께 작동합니다. 봐야 되죠, 읽어야 되죠, 문맥을 파악하고, 의미를 생각해야 되죠. 뇌 기능 전체가 활성화됩니다. 언어, 연산, 공간 지각 기능을 담당하는 두정엽, 텍스트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베르니케 영역, 텍스트의 의미를 추론하고 이해하는 브로카 영역 등이 동시에 일을 합니다. 이렇게 책을 읽으면 뇌의 여러 부분이 발달하게 됩니다.
우리 뇌는 너무 복잡합니다. 그러나 뇌를 관리하는 방법은 너무나 간단합니다. 매일 똑같은 일상에 하나씩이라도 새로운 자극을 주는 것입니다. 운동, 책 읽기, 이미지 트레이닝 등으로 말입니다. 매일 가던 산책길도 일부러 다른 길로, 돌아서 가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돌아와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컴퓨터 앞에 앉는 것이지요. 글을 쓰거나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을 읽고 댓글을 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가진 사람들의 뇌에선 도파민이 방출되거든요. 도파민은 행동, 인지에 영향을 미쳐 기분 좋은 상태로 이끌어주지요. 그런 면에서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읽고, 댓글로 소통하는 작가님들은 매일 자기도 모르는 사이 뇌를 가꾸고 있었던 것입니다.
‘행복해지고 싶으면 행복한 사람 옆으로 가라, 행복은 전염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한 사람은 행복한 사람끼리 뭉치고, 불행한 사람은 불행한 사람끼리 뭉칩니다. 친구가 행복하면 내가 행복해질 가능성이 15%, 친구의 친구가 행복하면 10%, 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행복해도 6%가 높아진다고 합니다.
그러니 우리 ‘나부터’ 행복해져 봅시다.
매일, 원하는 나를 상상하세요.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그리고 무거워진 엉덩이를 일으켜 차갑게 불어오는 바람과 맞짱 뜨십시오. 따사로운 햇빛이 당신 편이 될 것입니다. 되도록 좋은 생각을 하고요, 좋은 글을 읽고, 웃을 일 없어도 하하하 웃어봅시다. 그리고 글벗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뇌는 소중하니까요.
전문가가 아니라 혹여 틀린 내용이 있다면 어떡하죠? 이해부탁드립니다. 꾸벅.
책 <아들의 뇌>를 쓰신 곽윤정 교수님의 '뇌과학과 심리'라는 강의를 듣고 쓴 에세이입니다. 인생 수업일 만큼 좋아서 꼭 이 강의 내용으로 다음 학기 전까지 에세이를 쓰겠다 약속했습니다. 종강 후 3개월 간 너무 바빴고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사평대로길을 걸으며 출근하는데 머리속으로 오늘 이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기억이 달아나기 전에 얼른 썼습니다. 개강을 이틀 앞두고 약속을 지키게 되어 너무 감사한 날이네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