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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양이과인간 Nov 13. 2020

새 루틴을 만들다

#백수일기 22일차_2020년 11월 10일

일주일 간의 여행을 끝내고 하루의 꿀맛 같은 휴식까지 마치고 나자, 뭔가 할 힘이 생겼다. 게다가 어느덧 퇴사를 한 지 3주가 지났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자 갑자기 조급함이 확 몰려왔다. ‘이제는 뭔가 해야 한다.’는 마음. 


뭐니 뭐니 해도 동기부여에는 다이어리 작성이 최고라는 생각에 집에 있는 새 노트 무더기를 책상 앞으로 가져왔다. 책 사은품이나, 누군가 준 새 노트가 꽤 많았다. 그중 예전에 크리에이터 클럽에서 받았지만 사용하지 않았던 3개월짜리 다이어리를 폈다. 내년에는 아마 새 다이어리를 쓰고 싶을 거고, 그렇다면 올해가 가기 전까지 2개월만 쓸 다이어리가 필요한 거니까 딱이다 싶었다.   

  

다이어리를 펼쳐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쭉 나열했다. 그런데 써놓고 보니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았다.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할 생각은 원래 없었지만, 아무리 백수가 시간이 많다고 해도 이걸 다 하다가는 뭐 하나도 제대로 이룰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목표를 크게 3가지로 추렸다.

     

1. 나 돌보기 & 가꾸기

2. 실용서 집필 완료 & 책으로 만들기

3. 음악 유튜브 시작하기     


<나 돌보기 & 가꾸기>에는 소소한 내용들을 많이 넣었다. 한 끼 건강하게 해 먹기, 30분 이상 움직이기, 혼술 안 하기, 다이어리 정리하기, 노 스마트폰 타임 30분, 영어 혹은 투자 공부 하루 한번 이상, 책, 영화감상, 전시 관람, 새로운 사람 만나기 등 문화생활 많이 하기. 써놓고 보니 역시 가짓수가 많다. 다만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으니 조금 더 정리가 잘 되는 기분이다. 이 작은 습관들이 나를 챙기고,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계단 같은 역할을 해줄 거라고 믿는다. 


<실용서 집필 완료 & 책으로 만들기>는 내가 퇴사 기간 하려고 하는 것 중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다. 이미 주제 정했고, 목차 다 짰고, 글은 약 1/4 정도 완성했다. 올해 안에 일단 집필을 완료하고, 브런치에도 업로드하고, 가능하다면 출판사에 투고까지 해보고 싶다. 투고 후 연락 오는 곳이 없다면 직접 책 꼴로 만들어서 독립출판을 통해 독립서점에 유통하려는 계획까지 생각해두었다. 그러려면 일단 집필을 해야지... 매일 조금씩 해나가려고 생각하고 있다. 이를 위한 루틴으로는 매일 한 번이라도 파일 켜서 실용서 집필하기, 그리고 부수적으로 지금 쓰고 있는 에세이들도 워밍업 겸 조금씩 쓰기 등이 있다.     


<음악 유튜브 시작하기>는 현재 가장 미지의 활동이다. 내 보컬 실력, 기타 실력, 작곡이나 작사 실력 모두 한참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스로 부족하다고 여겨서 그저 연습만 하고 있다가는 아무것도 안 된다는 사실을 지난 1년의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나의 음악적 재능은 이 정도고, 연습을 한다고 해서 내가 엄청난 디바나 기타리스트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게 되었다. 그러니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활용해서 뭐라도 만들어 보려고 한다. 프로를 노리지 않는다. 대신 의미 있는 취미로서 어떠한 완성된 꼴과 형태를 가진 무언가를 창조하고 싶다. 아직 결정된 게 하나도 없기 때문에 이것저것 해보면서 나랑 제일 잘 맞는 형태인 동시에 사람들도 좋아할 만한 걸 찾아가는 과정을 먼저 경험하려고 한다. 아마도 고민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소소하게는 하루 한 곡 좋은 곡 찾아서 주의 깊게 듣기부터, 무턱대고 곡 만들어보기, 새로운 악기인 칼림바 배워보기 등 음악에 관련된 모든 것이 포함된다.     


이렇게 루틴을 정리하고 나니 머릿속이 좀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나... 분명히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3가지로 줄이지 않았던가? 그래도 여전히 많은 것 같은 건 기분 탓이겠지. 물론 강박적으로 모든 걸 할 필요는 없다. 그날그날 내 컨디션에 맞게, 내가 특히 더 하고 싶은 활동 위주로 하면 된다.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 많잖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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