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유아교사로서 <어린이들은 권리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하는 것은 굉장히 자연스럽다.
어떤 권리를 가지고 있냐고 묻는다면 국제적 협의에 의거해 대답할 수 있다. 언뜻 보면 나는 굉장히 권리의식이 강하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교사처럼 보였을 것이다. 레지오 교사로서 어린이들이 가지고 있는, 가져야 하는 권리에 늘 관심이 많았다. 2010년대 중반부터 NGO에서 실천하는 어린이 권리교육을 신청하여 매년 이수했었고,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을 채근해 원내에 강사를 초빙하여 같이 들었으니까. 아이들의 유능함-학습 주체로서, 삶의 주체로서!-에 대해 항상 생각했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정확히는 2017년. 나 자신에게 질문을 하게 되었다. “네 교실에서 아이들은 권리가 있는 존재니?” 당연히 YES!를 외쳤지만, 질문에 대해 곱씹을수록 애매한 부분이 많았다. 아이들의 놀 권리를 존중하기 위해 놀이시간을 최대한으로 늘렸고, 배울 권리를 위해 체계적으로 수업준비를 했으며,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각종 연수와 공모에 참여하던 중이었다. 참정권을 위해 아이들과 함께 교실약속을 정했고, 기본권을 위해 안전과 청결에도 정성을 기울이고 있었으니 당당하게 YES를 외쳤다.
그런데 뭔가 찜찜하다. 나의 찜찜함은 어디서 온 것이지?
그 질문의 답은 아이들이 해주었다.
약간의 기대와 또 약간의 염려를 가지고 “얘들아, 너희는 너희 권리가 존중받고 있는 것 같니?”라고 질문을 하자 7살 어린이들은 매우 간결하게 대답을 들려주었다.
“권리가 뭐예요?”
아차!
그제서야 나는 내가 어린이들의 권리를 위하여 하고 있던 모든 노력들의 주체가 ‘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들은 자신의 권리를 의식하거나, 권리를 주장하는 일이 낯설다 못해 전혀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 주체인 아이들이 모르는 ‘권리’는 누가 주장하는 것인가? 누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것인가?
이 당연하고도 놀라운 사실을 직면한 나는 아이들과 ‘권리’에 대해 조금씩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처음엔 ‘권리’라는 말 자체를 어려워했지만 아이들은 늘 그렇듯 금방 적응했다. 그리고 온 사방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발견하고, 주장했다!
다음은 아이들이 ‘발견’하고 ‘가지기를 원하는’ 자신들의 권리에 대한 기록이다.
제목에도 적어두었지만 아마 여러분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주고자 했던 권리’와 ‘아이들이 가지기 원하는 그들의 권리’의 교집합에는 고개를 끄덕이고, 새로움에 대해 감탄하게 될 것이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