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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글 Aug 04. 2023

잃어버린 활력을 찾아서

그렇게 스피닝 하는 사람이 된다.

지난 시간동안 줄곧 씩씩하게 지내온 내 에너지의 원천은 걷고, 뛰고, 이곳 저곳을 활보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었던가 보다.


2019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외부 활동이 제한되고, 어디서나 마스크를 쓰고 움직여야 하는 답답한 일상이 시작되었다. 이후 활동량이 현저히 감소했다. 초반에는 마스크를 쓰더라도 가끔씩 걷고, 뛰고 했지만 백신 접종 이후 무리하지 말자는 생각에 필요 이상으로 몸을 사렸다. 그렇게 운동을 일절 안 하고 지낸지 어느덧 1년을 훌쩍 넘기고 있을 때 나는 코로나 확진자가 되었다. 다행히 약을 먹으면 참을만한 정도였지만 생각보다 길고 잔잔한 후유증으로 고생하면서 더더욱 움직이는 날이 줄었다.


감기조차 잘 걸리지 않을 정도로 건강했던 내가 그 시기 돌아다니는 감기 바이러스는 다 때려맞아 고생하고, 극심한 비염으로 약 없이는 버티기 힘들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예상대로 그 해 건강검진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기초 체력이 저하된 나는 밑도 끝도 없이 무기력해져 갔다.


활력을 되찾고 싶었다. 하고 싶은 것이 많았으므로 에너지를 끌어모으기 위해서도 무슨 운동이든 시작해야겠다 생각하던 찰나, 운동 질색하기로 둘째라면 서러울 같은 회사 동료 J언니가 무려 두 달째 재미있게 운동을 이어오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렇게 스피닝(Spinning)을 알게 됐다. 스피닝은 사이클 위에서 지속적으로 페달을 밟는 고강도 운동이다. 호기심에 찾아본 후기들에서 너무 재미있다, 인생 운동이다, 운동 효과 짱이다 등등의 호평만 눈에 들어왔다. 처음부터 끝까지 신나는 음악에 맞춰서 하기 때문에 매우 재미있다는 것.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이 모두 가능하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그 길로 J언니를 따라 스포츠 센터에 갔다. 언니가 운동하러 들어가고 나서, 일단 좀 보고 결정할 생각으로 나는 유리문 가까이에 서서 잠시 구경했다. 작고 어두운 공간에 화려한 조명이 사방으로 번져 흐르고 있었다. 에너지처럼 보였다. 곧장 안내 데스크에 가서 신규 회원 등록을 했다. 오래 볼 필요도 없이 마음에 쏙 들었다. 어두운 실내를 밝히는 화려한 조명들, 꽉 차다 못해 터져 나오는 사운드의 울림에 설레었다. 오래간만에 새로운 것 할 생각에 마음이 들떴다.


2023년 1월, 그렇게 스피닝을 시작했다. 튼튼한 내 두 다리가 잘 해내고 말 거라는 무조건적인 믿음과  일상에 큰 활력을 불어넣어 줄 시간이 될 거란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오랫동안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강도 높은 운동을 했을 때의 위험성은 미처 감지하지 못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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