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는데 한 시간

엄마의 밥상

by 라이크수니

아이 둘은 어릴 때부터 밥을 천천히 먹었다. 나도 그랬으니까 이해를 해야지 하는 이성적인 생각은 그랬다. 가끔 1시간 이상을 넘겨 버리면 이성적인 생각은 저 멀리 가버려 화만 잔뜩 났었지만 말이다.




조금 크면 나아지겠지?라는 작은 희망을 놓지 못한 채로 비슷한 날들이 지나갔다.





생각해 보니, 나도 꽤 밥을 늦게 먹었다. 그리고 아빠가 퇴근해서 저녁을 함께 먹을 때면 아빠에게 하루 일과를 쫑알거리느라 저녁시간은 더 길어졌었다. 아빠는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셨다.



상을 치워야 하는 엄마는 기다려 주다가

“언제까지 먹을 거야!!!”

하며 무섭게 나오는 말을 들으면 아빠랑 아차차 하며 일어나곤 했다.




아빠가 나에게 해준 것처럼, 나도 아이들에게 그런 엄마가 되어주고 싶었다. 하루일과를 쫑알쫑알할 수 있는 곳이 집이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사람이 엄마이길 말이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다 들어주려 노력을 했다. 그 노력을 결실덕에 밥을 먹으려 앉으면 이야기 꽃이 피어났다. 난 밥을 먹으며 아이들의 쫑알거리는 이야기들을 들어주었다. 그러다 문득 쫑알거리는 입에 밥이 너무 들어가지 않을 때만 이야기를 해준다.



“밥을 좀 먹으면서 이야기하면 어떨까?”



그럼 아차차~ 하며 밥을 먹는다. 이게 여러 번 반복되어야 하지만 말이다. 이제 가끔은 첫째와 둘째가 동시에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이럴 때면 가끔은 둘이 신경전을 벌이기도 하지만, 거의 첫째가 말을 많이 하기 때문에 둘째와 겹칠 땐 첫째가 잠시 조용해 주기도 한다. 여기서 나까지 이야기를 하면 각자 하고 싶은 말을 하는 타임이 오기도 한다.



그럼 내가 이야기를 하다 말한다.



“자~ 각자 이야기 타임~~ ”


그러면 웃으며 지나간다.





밥에 집중해서 빨리 먹고 치우면 내가 편하지만, 밥을 함께 먹으며 속상했던 일, 즐거웠던 일들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좋은 시간인지도 알고 있다.



가끔은,



“엄마… 비밀인데…. ”


하는 비밀 이야기도 나오니 말이다.




우리의 밥상이 계속해서 일상의 소소한 나눔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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