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딘 만큼 남는 것 그리고 다 잘하지 않아도 되는 삶 / 여행에세이
돌아온 후에야 알게 되었다.
그 낯선 시간들이 나를 얼마나 뜨겁게 살게 했는지.
그런데 놀랍게도,
한국에 돌아온 후 마음이 달라졌다.
익숙한 일상 속에서 문득문득,
그 ‘고독한 여행자’로 살았던 15일이 그리워졌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 안에는 자유와 해방감이 있었다.
틀 속에서 안정된 삶을 추구하던 나였는데,
그와 정반대의 장소에서 어떤 기쁨과 나 자신을 느꼈던 것이다.
시간이 흐르며 그 감정은 더 또렷해졌다.
그래서 나는 다시 떠났고,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그제야 비로소 보였다.
태국 사람들의 느긋한 여유,
환하게 웃는 얼굴 속의 따뜻함,
그리고 시선과 판단으로부터의 자유.
사람들이 좋아지니 음식이 맛있어졌고,
장소가 편해지니 날씨도 견딜 만해졌다.
땀으로 온몸이 젖어도,
소나기로 계획이 틀어져도 괜찮았다.
모든 게 그저 괜찮았다.
이 나라는 내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미래가 아니라 지금을 살아도 돼.
다 잘하지 않아도,
지금 이 순간도 충분히 아름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