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가 아니라 하고 싶은 마음이 될 때‘
느슨한 마음이 주는 여유 있는 시간은
참 야속하게도 빨리 흘러간다.
브런치에 스위치온 다이어트 기록을 올리지 않은 지,
어느덧 오늘로 2달이 되었다.
날짜를 세어보며,
그동안 내가 얼마나 마음을 놓고 있었는지를 새삼 느꼈다.
내 생애 처음으로 다이어트를 해보겠다고 결심했다.
이제는 단순히 몸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몸을 잘 돌보는 사람이 되기로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그렇게 스위치온 다이어트를 두 번이나 시작했다.
하지만 늘 4주를 다 채우지 못했다.
며칠 앞두고 중단하며, 실패를 반복했다.
그럴 때마다 내 마음속 목소리는 날 더 몰아세웠다.
‘너는 왜 이것밖에 못 해?’
‘너, 결국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었어?’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괜한 속상함은 초콜릿과 술로 풀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이것보다 더 미련한 일도 없었다.
또 다른 좌절은 몸무게에서 왔다.
다른 후기들과 달리, 나는 몸무게가 거의 변하지 않았다.
1달 가까이 지났는데도 숫자는 그대로였다.
눈바디로는 변화가 보이는데,
체중계의 숫자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마음 한편에서 속상함이 피어났다.
그런 날이면 밤마다
‘어차피 효과도 없는데 조금만 먹자’라는 환청이 들리곤 했다.
두 번째 스위치온의 실패는,
어느 날 갑자기 친구가 놀러 오면서 시작됐다.
계획형 중에서도 찐 계획형인 내 달력엔
주간 식단과 시간표가 빼곡했다.
그런데 친구는 아무 예고 없이
방콕행 비행기표를 끊었다며 말했다.
“내일 저녁이면 공항이니까 데리러 와!”
반가운 마음이 앞섰지만,
이후 내 시야 들어온 달력
부푼 꿈과 희망으로 채워졌던 모든 계획들은,
그렇게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아… 5일만 더 참으면 되는데…’
‘진짜 이번에 힘들게 참았는데…’
하지만 친구와 함께한 나날은
매일 맛있는 태국 음식과 야시장, 두리안까지 있었다.
결국 두 번째 스위치온은,
나의 의지가 아니라 상황에 의해 허무하게 끝났다.
그 허무함 탓일까.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도,
쉽게 마음을 먹기가, 글을 쓰기가 겁났다.
혹시 또 나 자신에게 실망하고 싶지 않았던 걸까.
친구가 한국으로 돌아간 후, 나는 장거리 여행을 떠났다.
과일도, 음식도, 맥주도 먹고 싶은 만큼 먹으면서
오히려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스위치온은 단식이나 억지 조절이 아니라,
내 몸이 자연스럽게 그 패턴에 익숙해지는 과정이어야 한다는 것을.
그래서 지금 나는 스위치온을 시작하기 전에 몸을 만들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저녁은 간단히 먹거나 건너뛰고,
매일 새벽 1~2시간씩 운동한다.
간단한 아침식사 후 점심에는 먹고 싶은 만큼 먹는다.
신기하게도 커피가 자주 당기지 않는다.
몸이 점점 가벼워지는 것이 느껴진다.
운동복도 일부러 몸을 드러내는 것으로 바꿨다.
한두 주 정도 더 이 패턴을 몸에 익힌 후,
다시 스위치온을 시작하려 한다.
이번에는 후회와 반성이 아니라,
만족감과 기쁨으로 마무리되는 기록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이번 다이어트가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하는 여정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