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에 울고 웃는다구요’
새롭게 잡은 루틴대로 매일 운동을 하고,
저녁을 최대한 가볍게 먹은 지 어느덧 한 달.
거울 속 내 모습은 조금 더 슬림해졌고,
옷을 입는 순간에도 그 차이가 느껴졌다.
매일 새벽 다섯 시에 기상해 바로 짐으로 달려간다.
아침부터 근력 운동을 한다는 게 정말 쉽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뿌듯하다’는 감정 하나가
그 시간들을 견디게 해 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지나가는 말로 물었다.
“너 요즘 살 빠졌지? 허리가 너무 얇아졌는데?”
두 번이나 스위치온을 시작하고도 실패한 걸 아는 친구였다.
이번에는 무책임하게 말로 앞서나가기 싫었다.
순간 심장이 두근거리며 나대는 걸 애써 모른 척했다.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그냥 바지 핑계를 댔다.
하지만 그 순간이 얼마나 힘들었던지 모른다.
기쁨을 숨기는 것이 이토록 힘든 일이었다니!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한 달 넘게 쳐다보지도 않았던 체중계 위에 올랐다.
두근두근—
심장이 뛰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곧, 피식.
바람 빠지는 소리가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다.
몸무게는 오히려 1킬로 늘어 있었다.
‘아, 그럼 그렇지….’
나도 모르게 육성으로 실소가 터졌다.
물론 근육이 붙어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두 번이나 스위치온 다이어트를 도전했음에도
(비록 1달을 채우진 못했지만)
1키로 조차 줄어들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이 몸은
도대체 정체가 뭘까, 싶었다.
이번처럼 나는,
사람들이 “살 빠진 것 같다”라는 말을 할 때마다
어김없이 기대에 부풀어 체중계에 올라선다.
그러나 그 기대가 충족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돌아오는 건 늘 파도처럼 밀려드는 실망감뿐.
그래서 이제는 말하고 싶다.
살 빠져 보인다는 말,
기대하게 되니까 하지 말아 달라고
허무하게 체중계에서 내려오는 마음은
왠지 체중을 더 무겁게 만드는 것 같으니까ㅡ
운동을 시작한 지 한 달.
숫자는 결국 변했다.
체중계 위의 바늘이 3킬로 내려가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태국에서 찌운 12킬로를 빼려면 아직 멀었다.
그래도, 이번만큼은 조금 더 힘이 난다.
이건 분명 시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