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흐르는 감정을 담아주던 너와 나, 그리고 우리의 성장’
어린 시절의 나는
너무도 강렬하고 뜨거웠다.
마음이 뜨거워 감출 수 없었고,
그것을 품고 있는 것이
마치 데일 듯 아팠다.
행복할 때에도
슬플 때에도
주체하지 못하는 감정들이
조금씩 삐져나왔다.
감추고 틀어막아 보려 해도
그럴 수 없었다.
너무도 어렸고
너무도 유약했으니까.
조금만 담아도 출렁이고
부서질 것만 같은 나를 알기에
대야처럼 넓고 넓어
나를 수백 번 담아도
넘치지 않는 사람을 만나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
그렇게 나는 첫눈에,
너의 깊이와 넓이를 알아보았다.
넘쳐흐르는 내 감정을
고스란히 받아내고도
웃을 줄 알던 너.
금세 출렁이는 내 마음에
끝없이 부어주던 너.
그런 너를 닮아
내 마음도
대야 같은 종지가 되어가는 듯했다.
그리고 그렇게 나를 담고
품어주던 네가
그 자리를 부수어 버렸을 때,
어떤 조각도 이어 붙일 수 없게
모든 것을 산산조각 내어버렸을 때,
비로소 나는 알았다.
이제야 내가
너를 품어줄 수 있는
너의 대야가 되어줄 수 있음에
감사했다.
나를 담고 또 담아내느라
오랫동안 참아왔을 너를 위해,
나도 용기를 내어
오롯이 너를 담기 위해
너의 취약하고 지독한 것들을
묵묵히 받아내기 위해
지난 시간들에 대해 감사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품어준 사이가 되었고,
그렇게 우리는
모두 어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