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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고양이 Feb 03. 2021

[5분 고전읽기] 그 남자와 그 여자의<오만과 편견>

영원한 로맨스 클리셰 오만과 편견. 오만과 편견은 제가 일전에 다른 플랫폼에서 한번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쉐어러스 대학생 기자단 활동을 하며 쓴 글입니다. 누가 썼는지 표기가 안되어 있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https://brunch.co.kr/@adminaptf/61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다르게 다가가보려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어떤 배우님은 맨 처음 <오만과 편견>을 읽었을 때 다아시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무뚝뚝하고 오만한 이 사람이 어떻게 리지를 지금껏 좋아할 수 있었는가에 대해서 혼란스러웠다고 하는데요, 대략적인 소개보다 리지와 다아시, 이 둘 사이의 연애중계에 초점을 맞춰보려 합니다. 그럼 <오만과 편견>소개 시작합니다.        


  

민음사의 오만과 편견 표지


엘리자베스 베넷, 리지는 롱본의 베넷가의 5자매 중 둘째로 첫째인 제인만큼 아름답지도, 어머니가 가장 아끼는 막내 리디아처럼 사근사근하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재치 넘치고 영리해 아버지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사랑으로 맺어진 결혼을 꿈꾸며, 롱본의 여느 아가씨들처럼 지냈죠.  

   

b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의 엘레자베스 베넷(리지)

이때 혜성처럼 등장한 두 남성이 있습니다. 친절하고 사려 깊은 빙리, 잘생기고 귀족적인 다아시. 하지만 그것뿐이라면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았겠죠. 이 둘은 바로 어마어마한 재산을 가진 싱글 남성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싱글이라니! 게다가 다아시의 재산이 빙리보다 두배는 더 많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롱본의 관심은 다아시에게 집중됩니다.      


하지만 완벽한 사람은 없는 법이죠. 그들과 함께하는 첫 무도회에서 다아시의 오만한 모습에 사람들은 사근사근한 빙리를 찬양하기 시작합니다. 빙리와 제인은 첫눈에 서로를 마음에 들어하며 춤을 추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언니의 행복한 모습에 리지가 미소를 짓는 것도 잠시, 리지는 다아시와 빙리의 대화를 엿듣게 됩니다. 멀뚱히 서있는 다아시에게 빙리는 ‘왜 춤을 추지 않냐’면서 빙리는 이 방에서 제인 다음으로 아름다운 여인(첫 번째는 제인이죠. 맞습니다. 빙리는 제인에게 푹 빠졌죠.)리지를 언급하며 다아시에게 춤을 출 것을 권했습니다. 이때 다아시는,     


“그럭저럭 봐줄 만은 하군. 그렇지만 내 구미가 동할 만큼 예쁘지는 않아.”    

라고 답합니다. 이때부터 리지에게 다아시는 오만함의 결정체였죠. 제인이 감기에 걸려 네더필드 파크(빙리의 영지)에서 머무는 동안 다아시와 리지는 신경전에 들어갑니다. 완벽한 여성상, 오만함, 편견에 대해 불꽃 튀는 설전을 벌입니다. 다아시는 시종일관 냉소적인 말을 내뱉고 리지는 그의 냉소에서 오는 무례함을 받아칩니다. 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리지가 다아시를 피하고, 위컴이라는 새로운 남자가 리지의 곁에 다아시에 대한 안 좋은 말을 하며, 빙리의 동생 빙리 양이 끝없이 방해공작을 함에도 불구하고 다아시는 자꾸만 리지와 마주칩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b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의  산책중인 리지

일의 궁금증이 풀리기도 전에 다아시와 빙리는 롱본을 떠납니다. 그리고 그들이 다시 재회를 한 것은 콜린스 씨의 목사관 가까이에 있는 로징스 파크에서였습니다. 로징스 파크는 다아시의 이모인 캐서린 드 버그 영부인의 저택이었습니다. 전보다는 힘이 빠졌지만 여전히 오만한 그는 리지의 주변을 맴돌고, 리지가 머물고 있는 콜린스 씨의 목사관에 방문합니다. 리지는 혼란스럽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그리고 그 혼란의 원인이자 이해할 수 없었던 다아시의 행동의 이유가 밝혀집니다.  

    

“애를 써보았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그래 봤자 안 될 것 같습니다. 제 감정을 억누를 수가 없습니다. 제가 당신을 얼마나 열렬히 사모하고 사랑하는지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네, 다아시는 리지에게 청혼했습니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아름다운 청혼의 말에 리지가 감동한 것도 잠시, 리지는 그의 청혼을 일언지하 거절합니다. 다아시가 제인과 빙리의 결혼을 방해한 것을 알았기 때문이죠. 리지가 제인과 빙리의 일을 따지고 들자 다아시는 매너가 없고 무례한 리지의 가족과 계급을 언급합니다. 끝까지 오만한 다아시에 리지는 위컴에게 들은 일들이 이야기하며 다아시를 몰아붙입니다. 쌓일 대로 쌓인 오해와 불만에 둘은 얼굴을 붉혔고, 잠시간의 침묵 후 둘은 헤어집니다. 1부터 10까지 정 반대인 이 둘, 이대로 괜찮을까요? 이 둘 사이의 오해를 다 풀고 둘은 사랑할 수 있을까요?    


다아시(콜린 퍼스)와 리지(제니퍼 일리)


밤고양's 감상포인트      


당시 영국법은 여자가 재산을 상속받을 수 없도록 되어있었습니다. 즉 베넷가의 재산은 베넷가의 딸들이 아닌 사촌 남성, 콜린스가 받습니다. 때문에 당시 여성들에게는 결혼이 무척 중요했습니다. 적절한 지위와 적당한 재산을 가진 남성과의 결혼. 사랑은 그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그렇기에 <오만과 편견>소설이 나왔을 때 폭발적인 반응은 예상이 가기도 합니다. 수많은 로맨스 클리셰에 익숙해진 지금 읽어도 재밌는데 그 옛날에는 오죽했을까요.     


<오만과 편견>은 말 그대로 오만한 남자주인공과 편견을 가진 여자주인공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오만한 남자가 어떻게 사랑에 무릎 꿇고, 편견을 가진 여자가 어떻게 상대를 진실하게 바라보는지 나오죠. 사실 ‘오만과 편견’은 이 둘에만 집중되는 테마는 아닙니다. 모든 인물들은 오만함과 편견을 다 가지고 있죠. 자신의 지위에 대한 오만함을 가진 캐서린 영부인, 잘생기고 돈만 많으면 좋은 남편감이라는 편견을 가진 베넷 부인 등등 많은 사람들이 오만과 편견을 대변합니다. 특히 속내를 꿰뚫어보고 교양 넘치고 똑똑하게 굴던 우리의 리지와 다아시야 말로 오만과 편견으로 똘똘 뭉친 인간들이었죠.     


이 책의 포인트는 제인 오스틴 특유의 섬세한 문장입니다. 이 섬세한 문장은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에게 적용되며 아주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눈앞에서 장면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뭐니 해도 가장 큰 포인트는 리지와 다아시의 사랑이 아닐까 싶네요. 환경이 그렇게 좋지는 않지만 똑 부러지고 당찬 여자주인공과 모든 걸 가졌지만 오만하고 차가운 남자주인공의 사랑. 너무 질린다고요? 하지만 아는 맛이 더 무서운 법이죠. ‘또 뻔한 사랑이야기야?’ 라고 하지만 우리는 사랑이야기를 보고 듣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인간의 가장 큰 결함이 ‘사랑’이라는 것으로 메워지기를 바라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눈앞에 드리워진 편견과 스스로의 오만을 걷고 상대를 바라본다면, 우리는 서로를 더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밤고양이의 5분 고전읽기,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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