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가 본 사람 중에 최고야!

친한 친구.

by 보뚜

강의와 코치를 병행하는 내 아내는 주위에 아는 사람들이 항상 넘쳐난다. 그럼에도 영화나 드라마에서 친구끼리 막역하게 지내는 장면이 나오면 나에게 항상 푸념 섞인 말을 늘어놓는다.


"난 아는 사람은 많은데 왜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없지?"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하는 아내는 이내 장난기 섞인 말투로 나에게 말을 한다.


"네가 내 가장 친한 친구야."


본인이 말을 하고도 웃긴지 깔깔대고 웃다가 금세 씁쓸한 표정을 짓는 아내. 본의 아니게 결혼 후 아내의 제일 친한 친구가 되어버린 나는 세월이 갈수록 이런 아내가 조금씩 걱정되기 시작했다. 내 아내는 항상 사람들과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려고 애를 썼는데,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면 서로 실망하는 모습들을 보고 나중에는 불편한 관계가 될거라는 것이 이유였다. 그래서 아내는 항상 사람들과 안전거리를 두고 지내다가 사람들과 간격이 좁혀졌다 싶으면 다시 간격을 벌려 일정 거리를 유지하려는 노력들을 했다. 이런 사람에게 친한 친구가 생길 수 있겠는가. 마치 인간 관계를 일처럼 하는 아내를 보다 보면 가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런 사람이 나랑은 어떻게 연애를 하고 결혼까지 했지?'


처음엔 나를 가장 친한 친구로 생각해 주는 아내가 무척이나 고마웠다. 그만큼 나를 중요한 사람으로 생각한다는 뜻일 테니까. 하지만 결혼을 해서 함께 살다보니 그런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세월이 흘러 내가 먼저 죽기라도 하면 저 사람 혼자서 얼마나 외로울까?'


생뚱맞은 생각이지만, 이런 생각이 들 때면 아내가 측은하게 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올린 유튜브 영상을 보고 아내의 중학교 여동창에게서 연락이 왔다. 평소 사람과 둘만 만나야 하는 자리는 껄끄러워 자리를 피하던 아내였는데 웬일인지 그 친구와는 만날 약속까지 정하며 들떠있는 모습을 보였다. 나는 그런 아내가 왠지 낯설게 느껴졌다. 평소 아내의 스타일과 너무 매칭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웬일이야? 괜찮겠어?"

"연락을 해왔는데, 안 보기가 좀 그렇잖아?"


평소에도 아내에게 친한 친구를 만들어 보라고 자주 얘기를 했던 나였기에 아내가 친구를 만나러 간다는 말에 차마 걱정을 내비출 수가 없었다. 그리고 혹시나 그 친구가 아내에게 진짜 친한 친구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기대 아닌 기대도 하게 됐다. 며칠 후 아침부터 한껏 긴장된 표정으로 친구를 만나러 집을 나서는 아내를 보며 나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풉. 친구 만나러 가는 사람이 무슨 도살장 끌려 가는 사람처럼.......'


아침에 나갔던 아내는 저녁이 다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고 나는 혹시나 아내가 친구를 만나는 동안 불편하지는 않았는지 걱정이 되어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친구 만나서 어땠어?"


내 걱정과 달리 아내의 표정이 밝았다.


"좋았어!"

"진심?"

"응! 진심!"

"우와! 다행이다!"



평소 비지니스로 사람을 만나고 왔을 때와는 사뭇 다른 아내의 반응에 나까지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그동안 완벽주의 성향을 갖고 있던 아내는 사람들에게 상처받을 것이 두려워 아무에게도 자신의 곁을 내어주려하지 않았다. 항상 자신을 남보다 예민한 사람이라 평가하며 그런 자신의 성격을 사람들이 수용하기 힘들 것이라며 자신만에 성을 만들고 그 안에서 나오려 하지 않던 아내. 남들이 아무리 칭찬을 해도 그 말을 그저 예의나 형식이라 여기고 곧이 곧대로 들으려 하지 않던 아내. 그런 그녀가 중학교 시절 친구를 만나고 온 후부터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사람은 누군가와 대화를 하지 않고도 그 사람의 눈빛과 표정, 행동 패턴만으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추측할 때가 있다. 혹자는 이런 것을 선입견이나 편견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그들과 생각이 좀 다르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보고, 듣고, 만지고, 맛보고, 냄새를 맡는 오감 외에도 흔히 육감이라고 하는 직감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 능력이 큰 사람은 초능력자가 되고 그 능력이 작은 사람은 둔한 사람이 되겠지만.


어찌됐든 사람마다 갖고 있는 이런 능력으로 우리는 누군가의 생각을 짐작하고 판단할 때가 있다. 따라서 남들이 자신을 싫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상대를 마주하거나 방어적인 행동을 취하면 상대는 직감적으로 그 사람의 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인간의 초능력에 대해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다. 각자의 마음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 꺼낸 얘기다.


물론 그런 마음을 먹고 사람을 대하려고 작정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최소한 진정한 인간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되도록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상대의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것만으로도 상대와의 관계가 훨씬 더 변화될 수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지만, 이제껏 경험해서 터득한 방법 중에서는 이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던 것 같다.



긍정적으로 밝고 경쾌하게! 사람을 대할 땐 진심을 다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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