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은 실력을 좋아하지 않는다.》

실력을 밀어내는 정치

by hyunju lee



"왜 일 잘하는 사람이 점점 조직에서 사라질까?"




이 생각은 내가 조직생활을 오래 할수록 더 선명해졌다.
조직은 실력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성과를 내는 사람을 뽑고,
결과로 말하는 사람을 원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질은, 그렇지 않다.




조직 안에서 개개인의 능력치는 다를 수밖에 없다.
어느 조직이든 특별히 우수한 사람은 있다.
누가 봐도 잘하는 사람.
일의 속도와 퀄리티가 남다르고,
결과로 말하고, 책임지고,
혼자서도 프로젝트를 끌고 가는 사람.

하지만 그런 사람은 늘 소수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다수다.




그래서 조직은 묘하게 움직인다.

필요할 때, 잘하는 사람을 칭찬하지만,
너무 잘하면 ‘부담스럽다’고 말하고,
“까칠하다“,

“혼자 튄다”, “팀을 흔든다”는 말이 따라붙는다.
그리고 보통은 그런 말들이
‘평판’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묵직하게 퍼진다.

자신들의 열등감이나 질투심을 ‘세평’이라는 말로 둘둘 말아 던진다.

그 말은 마치 객관적인 평가인 것처럼 회자되지만, 실은 아주 개인적인 감정의 투사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것을 맞는 사람은 뼈아프다.

말은 공기처럼 가볍지만, 듣는 이에게는 마음속 깊은 곳까지 스며드는 조용한 폭력이다.




평범한 다수가 생존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인맥을 활용하고, 정치력을 높이고,

말은 줄이되 사람은 많이 만나고,
일보다 관계를 설계하는 기술을 익힌다.




조직은 성과주의를 지향하며 수많은 KPI를 만든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선

성과가 아니라 정치력이 더 필요하다.




그 안에서,
진짜 일 잘하는 사람은 종종
**“피곤한 사람”, “예민한 사람”, “앞서가는 사람”**으로 정리된다.

나는 그런 장면을 참 많이 봤다.

아니 거의 매일 본다.

성과가 좋아도 팀장의 자리를 주지 않고,
회의에서 조용히 배제되고,
슬그머니 중요한 업무에서 손을 떼게 만든다.

사람은 소외보다 ‘애매한 불편’에 더 빨리 지친다.





조직은 일을 잘하는 사람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조직에 잘 맞는 사람’을 더 오래 데리고 간다.

성과보다 기분.
능력보다 충성.
실력보다 무난함.

그것이 어느 순간부터,
조직문화의 기본값이 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력이 중요하다는 믿음을 놓지 않고,
본질에 충실하려 애쓰는 사람은 늘 있다.

그리고 나도,

그 중 한 사람이다.

그건, 내가 끝까지 지켜내고 싶었던 신념이었고,

아마도 나만의 조용한 오기일지도 모른다.

내 삶은 나의 것.

그래서 나는,
내 삶을 나의 신념으로 채우고 싶다.

그래서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 속에서도,

나는 앞으로도 꿋꿋하게 나로서 존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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