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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릴리 Oct 21. 2024

안도라 여행은 처음이라

안도라 공국 여행, 수도 이름도 예쁜 라벨라 여행

스페인에서 유일한 할 일은 김훈 작가의 허송세월을 읽으며 허송세월을 보내는 것이다.


그러다 문득, 출장 아닌 온전한 여행인데

새로운 곳도 가봐야겠다는 생각에

어디로 갈지 검색을 하기로 한다.


Mbti 대문자 P인 나는

이 바르셀로나 여행도 3일 전에 즉흥으로 왔고

근교로 가는 여행도 전날 밤 새벽 1시에 침대에 누워 찾는다.

구글 지도에서 본 안도라에 꽂혀,

갑자기 다음날 아침 8시에 안도라에 가기로 한다.


피레네 산맥에 위치한 나라로

연간 1000만 명이 다녀간다는 안도라 공국


한국인 후기조차도 거의 없는 이 나라는 어떤 곳일까? 궁금해졌다.


버스 터미널에서 안도라로 가는 티켓을 사고,

수도 라벨라로 향한다.


굽이굽이 산맥을 몇 개나 넘었을 즈음

휴게소에 잠시 들러

내가 좋아하는 유럽식 아침 세트인 커피, 오렌지 주스를 마셨다.


잠시 뒤에 스페인-안도라 국경에서 여권 검사를 한 뒤

드디어 나의 47번째 나라인 안도라 공국에 도착했다.


수도 라벨라 버스 터미널에서 시내 중심가까지는 10분 정도 걸리는데

해발고도가 높은 곳에 위치한 나라다 보니 공기가 너무나 깨끗하고 시원하다.


시내 중심에 도착하니 그 유명한 살바도르 달리의 '시간의 고귀함'이라는 시계 작품이 반겨준다.

올 초 스페인 출장 때 피게레스의 달리 뮤지엄에 다녀온 이후 달리의 작품을 보면 친근감이 든다.


아침부터 서둘렀더니 배가 고파서 식당을 찾는데

스페인과 프랑스 사이에 있는 관광대국이다 보니

자국의 특색 있는 음식은 찾기 어려워서 맥도날드로 갔다.


안도라에서 무얼 먹었냐고?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고,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신다.


때론 낯선 곳에서도 익숙함이 필요한 때가 있다.


가끔 낯선 나라에서 어디에나 있는

익숙한 프랜차이즈에 가서

자주 먹던 메뉴를 시키고 먹는 것이 좋다.


이름도 예쁜 도시 라벨라를 걸어본다.

관광지답게 여행 온 사람들의 행복한 표정에서 생기가 마구 느껴진다.


유럽연합이 아니라서 면세를 이용하려고 오는 관광객이 많다 보니

대부분의 상점은 관세가 비싼 화장품, 술이 주 품목이다.

스키장이 유명하다 보니 스포츠 용품 상점도 많다.

라벨라 온천도 물이 좋다는데 당일 여행자인 나는 다음을 기약해 본다.


메인 거리를 다 거닐어도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지만

왔던 길을 몇 번이나 걷고 또 걸으며 유유자적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도 오늘 걸은 이 거리는 기억될 것 같다.  

다시 바르셀로나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다음에는 꼭 이 나라에서 숙박을 해야지

그때는 더 오래 머물고 천천히 걸을 거야.


'나의 꿈은 내가 되는 것이다'

'인생은 계속되는 축제와 같아야 한다'



달리가 남긴 말들 중 내가 좋아하는 말들을 되새기며

산맥을 넘어 바르셀로나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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