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닿는 식당에서도 향이 강한 중국 본토와는 달리 비교적 순한 향의 음식들이 많기 때문에 비쥬얼은 둘째치고 맛으로만 보면 나는 다 맛있다. 디저트의 당도도 좋고 기름지고 향이 강한 음식들도 적당히 넘어가고 평소 면을 선호하지 않는데 여기에선 면도 맛있다. 유명 식당이 아니여도 맛있게 먹고 살고 있다. 이 나라가 집밥 보다는 외식과 배달이 주가 되는 문화이니 난 다양하게 맛나고 기름진 음식으로 배를 두드릴 수 있을꺼라 기대했다.
그런데 남편이 건강을 외쳤다.
40대 후반이니 건강을 찾는 것은 엉덩이를 두드리고 현수막을 달고 확성기로 자랑 할 정도로 좋은 일이다만, 왜 시기와 장소가 여기? 지금? 인 것인가!!!
이 나이에 한밤중에 씨리얼을 우동그릇에 말아 먹고 맛있는 반찬이 있으면 밥 2공기는 뚝딱하면서도 80KG이 넘지 않는 남편을 보며 이것도 복이다. 하며 살았는데 지금??? 남편은젊은 시절부터의 생활 습관 때문에요산지수가 높고 평소 비염으로 고통을 받아왔고 몇 년 전부터는 고지혈증 약을 먹기 시작했다. 그동안 내가 권한 음식이나 이런저런 제안에는 약 먹으면 된다. 내가 알아서 관리한다. 이러면서 미루던 사람이 지금??? 그러면 나의 식도락 계획은???
아침 샐러드, 어린이는 매일 바뀜.
주량을 늘리겠다도 아니고 유투브 먹방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식습관을 바꿔 건강해지겠다는데 어쩌겠는가... 한달 동안 구시렁 구시렁 거리며 해줬고 지금은 받아 들였다. 지금은 일주일 동안 아침 샐러드, 저녁 일반식 잘 해 먹이고 주말에는 신경 쓰지 않고 맛있는거 먹는 것으로 협의했다.
비빔밥1
비빔밥2
비빔밥3
평일 일반식
주말 일반식, 어른2 아이1 5인분에 반찬 추가
우리나라와 기후가 다른 곳이라 식재료를 사면 못 먹거나 어떻게 먹을지 고민을 하게 된다. 깻잎순인 줄 알았는데 계피향이 나고 시금치 종류일 거라 생각하고 삶았는데 미끄덩 거린다. 비름나물이다 생각하고 샀는데 박하 향이 나고 콩나물은 우리나라 콩나물 생각하면 구입이 꺼려진다. 고구마는 왜 흙 맛이 나는지 무는 왜 이렇게 속이 비어 있는지 알 수 없다. 많이 사고 많이 버리고 결정을 하고 있다.
박하? 엄청 강한 향이 나는 나물
고구마를 찾다 결국 일본산. 13000원. 다행히 코스트코에서 보다 저렴한(그래도 비싼) 일본산 고구마 찾음
어느덧 나는 타이완에서 건강식을 배우고 있다. 그리고 나 혼자만의 점심 시간은 밀가루의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오늘도 평화로운 타이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