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라이세이 Oct 01. 2020

가짜사나이를 보고 국토대장정을 떠올리다

feat. 가짜사나이 교관들의 교관, 유병호 준위님


https://youtu.be/2_bYmGClnxk


피지컬갤러리가짜사나이 2가 시작되었다. 시즌 1에 이어 특수부대인 UDT 훈련을 비UDT 일반인이 체험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훈련생 인원은 늘었고, 그만큼 스케일은 거대해졌다(예정된 CGV 상영이나 왓챠 제휴만 봐도 그렇다) 유튜브를 즐겨 시청하지 않더라도 잘 아는 김병지, 줄리엔강 등 유명인도 합세했다. 각 분야에서 인기 있는 유튜버들도 대거 포함이다. 그렇게 가짜사나이는 다시금 화제다.


시즌 1의 훈련대장이었던 이근 대위가 롯데리아의 밀리터리 버거를 광고하며 대세로 자리매김한 것에는 가짜사나이의 역할이 지대했다. 시즌 2는 이근 대위가 아닌 다른 교관이 훈련대장으로 자리를 지키는 듯하다. 시즌 1에도 간간히 목소리를 비춘 아슬란 교관이 그 역할인 것 같다. 그 외에도 새로운 교관들의 모습이 많이 비친다. 기존의 에이전트H, 야전삽 같은 교관들도 있다.


이렇게 모인 사람(훈련생)들이 숙소에서 달콤한 첫날 밤을 보내려하니 갑자기 교관들이 들이닥친다. 야간 비상훈련이다. 줄여서 '야비'라고 부르는 이 훈련은 훈련생들을 시작부터 패닉에 빠뜨린다. 해군 훈련소에도 '야비'가 있는데 운 좋게도 필자가 훈련을 받던 시기(해상병 618기)엔 야비가 없었다. 당시 교관들은 해군 교육사 앞의 진해 바다에 입수해서 진행하는 훈련이 없음에 감사하라 자주 일러주었다. 가짜 사나이에서 훈련생들이 바닷물에 거품을 물고 몸을 떠는 모습을 보니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 되었든 가짜 사나이를 보고 있노라면 나는 해군 말년 병장 때 참여하였던 '국토대장정'이 떠오르고 만다. 차곡히 쌓아둔 말년 휴가로 본인은 15박 16일의 국토대장정에 떠난다. 혼자서 떠난 것은 아니고 약 115명의 대학생이 참여한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DMZ 국토대장정'이었다. 당시 유일한 현역병이었고, 엄홍길 대장님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관심(엄대장님은 당시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나를 언급했다)을 받았다. 더욱이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이 단장으로 함께 DMZ의 각종 군부대에서 야영했기에 부대장(3군 사령관, 7사단장 등)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그 지대한 관심이 해군 교육사령관에게까지 전달될 것이라 내심 기대했었으나 그리 까지 연결되지는 않았다.


엄홍길 대장님은 산악인으로 전 세계에서 알아주는 유명인이기도 하지만 UDT 출신이기도 하다. 그 덕인지 대장정은 안전요원들은 모두 UDT 출신으로 꾸려졌다. 조광현(예. 대령) 초대 특수전전단장 그중 총괄 안전요원은 유병호 준위님. 피지컬갤러리에도 초청되어 인터뷰하신 적이 있지만, 강릉 잠수함 작전에 권총 한 자루만 가지고 투입한 이력으로도 유명하다. 대장정에 참여한 우리에겐, 아니 적어도 나에겐 '물 좀 주세요 요원님'으로 더 선명히 기억되긴 하지만 말이다.


https://youtu.be/jXDlTaxnp6E


밤이 되어 텐트에 들어가거나, 낮 동안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한참을 걷다가 안전요원들이 멀어지면 한참을 뒷담화 하기도 하였더랬지. 그런데 그렇게 뒷담화했던 요원들은 무시무시한 UDT 훈련을 겪어낸 사람들이렸다. 그중 그냥 체대 출신의 비UDT도 섞여 있긴 했지만 말이다.


어쨌든 15박 16일 동안 강원도 고성에서 경기도 파주까지의 여정을 마치면서, 거의 물집 하나 잡히지 않았던 나는 인솔 요원 권유까지 받았었다. 게다가 최우수 참여자와 후기 대상까지 제4회 엄홍길 대장정을 석권하기도 했다. 당시가 가장 몸이 좋은 상태였던 덕에 가능했던 일이다. 관상용 몸은 작년에 바디 프로필을 찍을 때가 더 좋았을 테지만, 진짜 체력은 매일 10km씩 달리며 대장정을 준비했던 2016년이 최고였다. 이후에 UDT 요원님들은 따로 만난 적은 없으나 그다음 해 엄홍길 대장정의 개회 응원사(이전 기수 대표)를 하며 유병호 준위님과 엄홍길 대장님을 만나 인사를 했다.


생각해보면 왜 했나 싶은, 지금은 못할 것 같은 경험이다. 그 덕에 가짜사나이를 보면서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이 있다는 점은 꽤나 뿌듯하다. 이 또한 가짜사나이의 훈련생들만큼 아무나 한 경험은 아닐 테니 말이다.



https://brunch.co.kr/@lim6922/111

https://brunch.co.kr/@lim6922/112

https://brunch.co.kr/@lim6922/118

#엄홍길 #엄홍길휴먼재단 #대장정 #DMZ #평화 #통일 #도전 #열정 #대행진 #행군 #밀레 #배낭 #여행 #국토 #강원도 #파주 #휴먼원정대 #원정대 #와일드 #평화통일대장정 #후기 #대행진 #행진 #유튜브 #유병호 #해군 #UDT #가짜사나이 #피지컬갤러리 #이근 #군대리아 #김계란 #에세이 #후기 #특수부대 #밀리터리


매거진의 이전글 쏟고 나서 "그럴 줄 알았는데." 시제의 역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