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당신은 자신도 모르게 더 강한 맛을 찾아 헤맨다.. 마치 마약처럼
'도파민'
이 시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단어가 되어 버렸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도파민 중독 뉴스는 흔하게 흘러나온다.
그렇다면 음식은 어떨까? '단짠' '맵찔이' 음식은 달고 짜야하고, 매운 음식을 못 먹는 사람은 맵찔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달고 짜고 매운 음식에 익숙해질수록 더 강한 자극을 얻기 위해 더 달고 짜고 매운 음식을 찾는다. 그렇지 않으면 뇌와 혀가 만족을 못하기 때문에.
나는 음식에 MSG를 넣지 않는다. 림 꼬또를 운영할 때 1일 1식 매삼이라는 별명이 있었던 삼겹살을 사용한 고오급 제육 덮밥이 있었다. 이름은 매운 삼겹덮밥. 요즘 모 프차에서 쓰던데 2015년부터 나는 사용하기 시작했으니 일단 내가 이름 따라한 건 아니라고 간단하게 설명을 하고... 거기 영업했던 임대표가 나랑 아는 사이인데 설마 우연이겠지. 여하튼...
나는 한 때 몸도 피곤하고, MSG가 없는 내 음식 특성상 뭔가 단짠한 것이 필요했다. 점심시간에 50그릇 이상의 음식을 혼자 쳐내면 뭔가 강한 게 당겼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한 달 이상 매일 점심을 '편도' the 편의점 도시락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약 한 달 후, 나는 오랜만에 매삼을 해서 먹게 되었는데 맛이 너무 밍밍하고 별로라 알바에게 물어보았다. "알바야, 오늘 매삼 조금 싱겁고 이상하지 않냐?"
알바는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면서 "평소랑 완전히 똑같은데요?"라고 말했다. 그렇다.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편도에 익숙해진 내 미각이 내 음식을 맛없는 음식으로 느끼게 된 것이다. 그날 그 사실을 알게 된 후 나는 편의점 도시락을 끊었고, 나의 미각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내 음식이 MSG를 안 넣었으니 훌륭하고 좋은 음식이라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 아니다. 단짠맵을 베이스로 깔고 가는 음식에 익숙해지면 미식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다양한 재료의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없게 된다.
이러한 면에서 가장 크게 부각되는 메뉴 중 하나가 '라멘'인데 지금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는 라멘들을 보자면 결국 '단짠'과 감칠맛 폭탄으로 수렴한다. 그리고 소위 '라멘 마니아'라고 하는 사람들은 "더더더 짜게! 더더더 진하게!"를 외친다. 도파민이 나오기 위해 점점 더 강한 자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점점 짜고 진해진 라멘에 혀가 익숙해지면 그렇지 않은 라멘은 모두 맛없고 밍밍한 폐급 라멘이 된다. 내가 내 음식이 이상하게 느껴졌듯이.
내가 아무리 라멘의 맛을 진하게 한다고 해도 내가 정한 한계를 지키는, 그래서 가끔 라멘 마니아를 자칭하는 사람들에게 내 라멘은 진짜 라멘이 아니라는 평가절하를 받으면서도 더 자극적인 라멘을 만들지 않는 이유다.
미식을 하고 싶은가? 음식의 모든 맛들을 즐기고 싶은가? 그렇다면 자극이 심한 음식부터 끊어내라. 그리고 모든 재료와 모든 맛이 익숙하지 않아도 그것대로 즐겨라.
그렇지 않다면 점점 여러분의 미각은 단짠맵에만 반응할 정도로 단순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