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에세이_빵빵한 보름씨와의 만남(8)
시간이 금세 흘러서 이젠 출산을 앞두고 있다.
아기는 32주차 정도부터 정상 주수보다 쪼끔 작게 측정이 되더니 막달에는 무려 3주차이가 났다ㅠ_ㅠ (37주 기준 2.3kg)
맘카페에 ‘작은 아기’ 검색도 해보고 실제로 작게 낳은 친구에게 물어보기도 하면서 울 애기 정도면 괜찮은지를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ㅋㅋ 의사 선생님은 전형적인 패턴이라고, 어쩌면 이대로 100g씩만 지지부진 크다가 끝날수도 있을거라고 하셨다(제왕이나 유도분만 얘기는 아직 안 하심)
물어보니 남편도 좀 작게 태어난 편이라고 해서 유전인가보다 생각하고 출산휴가에 들어갔다. 나름 고기나 수박 떡 빵을 원없이 먹기도 했는데 소용이 없었다 ㅎㅎ 2주에 200g씩 크던 울 빵빵이...
그런데 갑자기 38주차에 반전이 생겼다. 의사 선생님 얘기를 듣고 아 우리 애기는 작은 애구나, 여기서 더 많이 안 크는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며 만삭까지 2.5k만 넘으면 좋겠다 생각을 하던 찰나.... 1주일만에 아기가 폭풍성장을 한 것이었다!!
38주차 검진때 아기는 1주일만에 300g이 붙어 2.65kg이 되어있었다. 처음엔 2.7kg이 떴는데 의사선생님도 살짝 당황해서 다시 재보시곤 보정을 해주신 무게.. ㅎㅎㅎ 갑자기 왜 컸을까?? 수박은 내내 많이 먹었고 떡 빵 밥도 특별히 더 먹은 건 아니었눈데..
차이는 단 하나. 출산휴가에 들어간 것이었다 ㅠ 출퇴근을 하지 않고 내내 누워만 있던 게 비결이면 비결이랄까.. 나는 딱히 몸을 쓰는 일도 아니고 출퇴근도 차로 해서 별 무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보다. 그래도 출근은 출근이고 스트레스는 스트레스였던 것이다 ㅠㅠ
쨌든 홀가분한 마음으로 친정 엄마한테 상황 보고를 했다. 나는 솔직히 10프로 정도의 ㅋㅋㅋ 자기 연민이 섞인 한탄이었는데 엄마는 듣자마자 의외의 반응을 했다.
애기한테 미안하네
더 좋은 환경에서 쑥쑥 크게 못한 게 아기에게 미안하다는 뜻이었다. 보통은 그래도 손주보단 딸을 우선시한다는데 ㅋㅋㅋㅋㅋ 엄마는 나보다 태어나지도 않은 손주가 먼저 걱정됐나??? 서운한 마음이 들었던 것도 잠시. 엄마도 임신했을 땐 당신보다 태아를 먼저 걱정했겠구나, 그게 한 생명을 잉태한 어른으로서의 성숙한 자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새삼 존경심이 일었다. 엄마는 늘 나를 성장하게 만든다.
2.65kg로 당당하게 ‘좀 작은’ 아기 반열에 오른 빵빵2(그 전은 미숙아 경계 수준) 쫌만 더 커서 2.9kg 정도로 건강하게 세상에 나오장^^ 엄마 이제부터 1년은 출근 안하니까 걱정말고 쑥쑥 크렴!!
38주 6일차인데 아직 분만의 징조는 없다 ㅎㅎ 탱자탱자 쉬며 먹고 자는 엄마 생활이 빵빵이도 만족스러운 걸까? ㅋㅋㅋ 마지막 여유를 맘껏 누려보자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