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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ven Lim Jul 17. 2020

편백찜의 향기

맛있는 식사, 행복한 하루!

음식은 저마다의 맛이 있는 법이지만 조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고기를 좋아하는 저는, 특히 구이를 사랑합니다. 기름기 흐르는 육즙의 향연을 느끼는 동시에 바삭바삭한 식감까지 함께하는 그 맛이 정말 끝내줍니다. 하지만 며칠 전 <바퀴달린 집> 프로그램에서 본 대통 삼겹살이 무척 인상적이었는지 뭔가 나무향이 어우러지는 요리가 당겼습니다.     


마침 광장동에 있는 사업부서와 오전 미팅을 마치고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사업부서 담당자분이 안내한 음식점이 편백찜 전문점입니다. 초복이니 삼계탕 같은 걸 택하지 않을까 여겼던 생각이 빗나갔습니다. 제 마음을 미리 읽으신 것일까요? “정말 맛있다”는 말에 더해, 부서에서 근무하는 인턴사원까지 함께 데려온 것을 보면 꽤 믿을만한 음식점이었나 봅니다.     


끓는 물 위에 편백 상자를 올려놓고 10분이 지나자 타이머가 울립니다. 뚜껑을 열자 숙주를 베개 삼아 자고 있던 소고기의 우아한 자태가 나무 찜통의 열기 사이로 나타납니다. 오호, 고기 옆으로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게 이보다 더 잘 익을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정말 맛있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정말 맛있습니다!^^ 이토록 담백하고 깊이가 있을 줄이야…. 구이와는 완전히 다른, 목을 넘어가는 그 순간만큼은 “구이는 틀렸다”고 할 정도로 편백찜만이 갖는 맛과 멋이 살아있습니다. 

정신 못 차리고 젓가락질을 수차례 하다가 불현듯 ‘아주 낯설지는 않다’는 미각의 반응! 아뿔싸, 지난해에도 비슷한 맛집에 방문한 적이 있네요. 그때도 반했었습니다. ‘그래, 바로 이 맛이었어!’ 

잊었던 기억까지 되살려주는 찜 음식을 제대로 맛본 점심이었습니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그 말이 맞습니다. 먹는 게 큰 기쁨을 주네요. 다만 ‘밥심’보다는 ‘고기의 힘’이 제 원기를 회복시켜 주는 듯합니다.^^ 맛과 향을 느껴지는 고기를, 담소 나누며 함께 먹을 수만 있다면…. 행복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오늘 저와 식사 한 끼 함께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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