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오다

익숙한 듯 낯선 그곳

by OIM
제주국제공항. ⓒ 2019. 임경호 All rights reserved.



1. 비행은 그 자체로 힘들기보다 비행기를 타는 과정이 은근 피곤하다. 출강 같은 걸 쉽게 보면 안 될 듯.


2. 비행기 뒷좌석에 앉으면 진동을 잘 느낄 수 있다. 뒤에서 두 번째 자리에 앉았더니 바이킹처럼 몸이 붕 뜨는 기분을 몇 번 느꼈다. 비행기 소음까지 더해지면 살짝 무섭다. 이게 날씨 탓인지 좌석 탓인지 잘 모르겠다. 덧붙여 작은 기체는 조금 더 확실하게 진동 체험이 가능하다. 작은 기체는 몸이 뜨는 기분보다 좌우로 흔들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3. 음료를 권하는 스튜어디스 분께 잠에 취해 헛소리를 한 것 같다. 종결형 문장으로 답을 하지 않은 것만 같고...


4. 전날 밤 잠을 설쳤다. 20분 잤다. 가까스로 정신을 붙잡고 있다가 비행기에서 혼절했다. 뭔가 추한 형태로 잠이 든 게 확실한데.


5. '20분 잤더니 더 피곤하다.' 비행기에서 곯아떨어진 뒤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러다 면접 기다리며 스벅에서 엎드려 잤다. 30분. 의외로 낮잠은 효과가 좋았다.


6. 짧은 제주. 서울보다 훨씬 다양한 구성원이 눈에 띄었다. 면적 대비, 밀도 대비 구성원의 다양성도 이유일 테고, 관광지의 특성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7. 운전하는 도로 정면으로 바다가 보여서 제주 갈 때마다 감탄한다.


8. 더웠다. 굳이 쓸 정도로 정말 습하게 더웠다.


9. 공항은 떠나거나 돌아오는 이들의 활기를 느낄 수 있어 좋다. 전염되는 듯.


10. 오전 5시 30분에 집을 나서 오후 7시쯤 돌아왔다. 그래도 좀 살았다고 연희동 안락한 것 보소.


11. 샤워 후 침대에 누웠다가 1시에 깼다. 지금은 오전 4시. 이왕 자는 거 푹 자고 싶었는데 이게 뭐람.


12. 누글삼과 gr3, 맥북을 제주행에 지참했다. 졸음과 더위, 대체제 등으로 딱히 어느 하나도 활용하지 못했다. 자다 깨서 드는 생각인데, 욕망의 범주를 넓히는 것보다 선예도를 높이는 게 내겐 나은 방향 같다. 소화할 수 있는 정량과 소화 정도를 가늠하는 정성평가를 수시로 내려봐야겠다.






추천 - 영화 <무뢰한>


배우들의 감정이 노 젓는 뱃사공처럼 밀고 들어온다.

때로 전도연과 표정과 김남길의 호흡은 관객마저 불편하게 만드는데,


"같이 살자는 말, 진심이야?"(혜경)

"... 그걸 믿냐"(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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