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국룰을 벗어나며
지인이 결혼했다. '친구'라기엔 멀고 '아는 사람'보단 가까운 사이다. 한참 연락이 없다가 만나면 인사하는 그런 사이였다. 그가 내게 청첩장을 줬다. 단체로 돌리는 중이든 아니든 개인적으로 연락이 왔다. 나는 확인했고, 결혼식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조금 늦었다. 식은 진행 중이었다. 발열체크를 하고 이름을 적었다. 코로나 시국의 결혼식은 다른 때보다 낯선 풍경으로 다가왔다. 식사는 당연히(?) 생략했고 혼주들은 답례품을 마련했다. 밥이 더 좋다는 이야기도 들렸지만 시의적절한 예식이라 생각했다.
나는 '애매한 사이'에 대한 관례에 따라 축의금을 5만 원만 하려 했다. 그게 시대의 룰이라면 '국룰'이었다. 하지만 지갑에선 10만 원을 꺼냈다. 마음이 그렇게 움직였다. 지인의 배경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는 사서 고생한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해내는 편이며 그에 따른 고생을 감수한다. 업무강도도 강한 편이다. 적어도 내가 아는 선에서 그렇다. 그런 그가 해내는 일의 방향은 공공선을 지향한다. 좀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발걸음이다.
고작 10만 원으로 이야기를 푸는 게 부끄럽긴 하다. 하지만 이 보잘것없는 명분을 어딘가에 기록하고 싶었는다. 5만 원은 우리 사이를 바탕으로 한 축하금이었고, 나머지 5만 원은 그런 당신의 삶에 대한 개인적인 고마움이었다.
어떤 면에선 '아니, 이 사람이 왜 10만 원을 냈지?'라며 의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럴 때가 아니면 달리 기회가 없다. 나는 우리 사회에서 당신의 시선(일)이 조금 더 나은 대접을 받으면 좋겠다. 이 말을 건네기가 어려워 노란 지폐 한 장 더하는 일로 마음을 갈음했다.
모쪼록 행복한 새 출발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