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9_보고 느낀 것들에 대해

메가커피 감자빵 맛있음

by OIM

- 유행


오징어 게임이 유행은 유행인가 보다. 엄마와 커피 사러 온 동네 꼬마도 가면을 들었다. 외국인 학교 앞에선 세모 네모들이 단체로 횡단보도를 건너더니.


- 낯 뜨겁다


가끔 남의 바이라인 도용해 기사 쓰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데스크가 있다. 이런 사람의 신념은 그야말로 굳건해서, "쓰레기 버리지 마세요"라는 말에 "버릴 수도 있는 거 아냐?" 같은 대답을 뱉어내곤 한다.

광고 작업하게 기사에 멘트 인용한 취재원 연락처를 달라는 사람도 있다. 이런 일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늘 비슷하다. '뭐가 문제야?' 아이러니하게도 연령대조차 비슷해서 편견이 생기려는 중이다.

일련의 상황들을 보면서 나는 좀 궁금해졌다. 이런 사고관을 가진 사람들이 언론계에 유입되는 건지, 언론계에 있다 보니 변한 건지 뭐 이런 것들 말이다. 근데 이런 게 업계의 실상이라면 '기자정신' 같은 발언은 좀 자제해야 맞지 않나.


- 감자빵


메가커피에서 '감자빵'이란 걸 먹어봤는데 감자 맛이라서 감자빵인 줄 알았더니 외견 때문에 이름이 붙은 모양이다. 맛은 훨씬 세속적. 강원도에서 나는 '모찌'가 있다면 아마 이런 맛.


- 스타벅스


다이어리가 나올 철이라 카드를 충전했다. 거의 발길을 끊었다가 근래 꾸역꾸역 한 번씩 가고 있다. 구입해도 3~4만 원이라 사는 게 훨씬 빠르지만 '프리퀀시 과정'을 생략한 그것은 어딘지 손해 보는 기분이 있다.


- 경력직


경력직으로 뽑혔는데 부서의 뼈대부터 다시 세우라고 하면 '내 일천한 경력이 그 정도는 아닌데 왜 이러실까' 같은 생각이 주관처럼 자리 잡는다.


- 습관


공교육 12년간 샤프를 썼다. 대학생 땐 볼펜을 썼다. 그러다 24살 무렵부터 랩톱을 쓰기 시작했다. 타이핑 생활 10년이 넘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어제 급작스럽게 화가 끓어올라 공부를 시작했는데 펜을 잡았더니 손가락이 어색해 몸 둘 바를 몰라하더라. 오른손 중지에 박힌 굳은살도 이제 흔적이 없네.


- 회귀

한 번 배우고 나면 돌아가는 게 더 힘들다. 예컨대 "대충 써"라든가 "대충 찍어" 같은 말을 들어도 의미 없는 멘트들로 글을 채우거나 구도나 앵글을 제멋대로 비틀어서 찍어버리는 일에 더 많은 기력이 소모된다. 일상 곳곳에서 이런 말을 안부처럼 듣다 보면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하는 건지 말과 행동이 궁해질 때가 있다.


- 괴리


별생각 없이 쓴 글은 반응이 좋고 이거 좀 괜찮다 라고 생각한 글은 반응이 별로다. 이력서도 일기도 마찬가지다. 대중성이나 인기 같은 것들에 대한 인식이 거의 해남에서 출발하는 것처럼, 내 뇌에 와닿을 땐 이미 기존의 트렌드가 저 멀리 휴전선을 넘어버리는 것 같다. 이래서 드피 지원할 때마다 광탈한 건가 싶고.


- 인상


인상 탓이다. 라고 확신하게 되는 일이 최근 두 건 있었다. 주민센터에 갔더니 나이 지긋한 공무원 선생님이 내게 반말로 응대했다. '왜...' 했지만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며칠 전에는 누가 주차된 내 차를 긁고 갔다. 옆 건물 사는 여학생 아버지라길래 편한 시간대에 와서 아는 공업사에 맡기든 보험 처리를 하든 수리해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언급한 날 말도 없이 왔다가 멋대로 컴파운드칠을 하고 가버렸다. 나는 이 사실을 퇴근 후에, 그것도 연락을 해서 알게 됐다. "직장 생활 하시니 방해하지 않으려고 (연락 없이) 다녀갔습니다. 허허"라는데 사람이 이렇게까지 무례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재물손괴죄로 고소가 가능한지 알아보다가 화가 식었다. 좀 허탈했다. 사람이 배려를 하면 같은 유형으로 돌려주는 법을 사회화 과정에 좀 가르쳤으면 좋겠다. 피와 광기 따위에 기대게 하지 말고.


- 제맛


뻘글은 역시 일하기 싫을 때 적어야 제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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