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물 무침 레시피는 사실 단 하나

나물무침

by 해라

다듬고

데쳐서

간한다.






봄 오면 나물이 생각나는 게 아니라 나물 생각이 날 때 비로소 봄이 온다.


그렇게 입맛이 먼저 봄 마중을 나가는 것이다.


마트에 나물이 나오면 욕심껏 집어 온다.


반짝 나왔다 금세 사라지고야 마는, 그야말로 봄의 한정판인지라 부지런하게 먹어두어야 후회가 없기 때문에.


만약 나물 요리가 복잡했다면 그렇게 대뜸 집어올 수 없었을 것이다.


나물 무침은 간단하다.


다듬고 데쳐서 간한다.


끝이다.


그러나 막상 해보면 맛내기 쉽지 않은데 몇 가지 요령이 필요해 그렇다.


사실 그것을 알기 전까지 내 나물 요리는 엉망이었다.


무치는 도중에 다 찢어지거나 간이 잘 안 배는 등의.


하여간 좋은 맛이 안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봄이 올 때마다 내 손으로 직접 나물을 무쳐 먹고 싶어서 무치고 또 무쳤다.


(맛없는 나물 참 많이 먹었다…)


다행히 해를 거듭할수록 감이 좀 생겼다.


먼저 데칠 때 주의해야 할 점.


대부분 나물이 생으로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말인즉슨 오래 익힐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덜 익히면 아삭하고 풋내가 좀 난다.


그런데 오래 익히면? 다 찢어져 너덜너덜해진다.


차라리 덜 데치는 쪽이 더 낫다는 얘기다.


여린 잎일 경우 1분을 안 넘기는 게 좋고 거친 나물이라도 2분 30초 내로 마무리 짓는 게 좋다.


그다음은 물기 짤 때.


악력이 약한 사람이 나물을 맛있게 무치기 힘든 이유가 나물에 수분이 많으면 간이 잘 안 배기 때문이다.


가급적 서너 등분으로 나눠서 짜고, 그래도 물기가 많이 남아 있다면 채반에 널어 살짝 말리는 것도 좋은 수이다.


마지막으로 간.


보통 나물에 간할 때 소금/ 국간장/ 된장/ 고추장/ 멸치액젓 등 다양하게 쓰는데 저마다 나물에 알맞은 것을 취향껏 찾아보는 게 좋다.


개인적으로 달큼한 겨울 시금치는 소금으로 충분, 취나물과 냉이는 된장만, 방풍나물처럼 씁쓸한 나물은 된장과 고추장 섞어 무치는 게 맛있다.


엉겨 붙어 있는 나물을 한 장 한 장 떼어낸다는 느낌으로 들어 올려 흔들고 뒤집어가며 전체적으로 간을 입힌다.


그다음 참기름 두르고, 깨 (이왕이면 절구에 살짝 으깨는 게 더 풍미가 좋다)를 뿌려 한 번 더 무친다.


그러면 된다.


얼어붙은 땅을 뚫고 올라온 첫 채소, 나물.


나물을 먹는다는 건 그러한 강인한 생명력을 몸에 들이는 일이라 믿는다.


나물 무침 딱 하나 손에 익혀 놓으면 이 계절이 올 때마다 봄나물 실컷 즐길 수 있게 될 것.






방풍나물무침


① 나물을 데친다 ② 물기를 짜낸다 ③ 고추장, 된장 반반씩 섞어 간을 한 후 참기름으로 윤기를 내고 깨로 고소함을 더한다


방풍나물무침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