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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불고기도 고기 요리다

미나리소불고기

by 해라

소불고기 양념은

간장과 설탕만으로

족하다.






집에서 즐기는 육류 요리 가운데 불고기가 제일 아닐지.


매캐한 연기가 나지도 않고 여기저기 기름이 튀지도 않으며 커다란 솥을 꺼낼 필요도 없다.


조리 시간도 가장 짧다.


거기다 불고기감은 마블링(지방)이 적은 부위를 사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기까지.


무엇보다도 이런저런 채소를 잔뜩 더해 조리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버섯이나 깻잎, 미나리 등. 고기만큼 넣어도 된다.


아니, 고기보다 더 많이 넣어도 된다.


그러니 집밥으로서 불고기, 사랑일 수밖에.


사실 불고기 양념은 간장과 설탕만으로 족하다.


불고기 양념에 들어가는 많은 재료들, 이를 테면 맛술과 과일청, 다진 마늘, 생강, 후추 등은 고기의 잡내를 제거하거나 고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넣는 것이다.


때문에 고기가 신선할 경우 굳이 안 넣어도 된다. (후추며 향신채 특유의 향미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넣는 게 좋을 테지만)


만약 신선한 고기인데도 불고기가 좀 질기게 됐다면 너무 오래 볶거나 고기가 차가운 상태에서 볶았기 때문이다.


냉장고에서 꺼낸 고기를 그대로 팬에 올리면 표면 온도가 급격히 떨어져 고기가 천천히 익는 데다가 수분이 손실되어 뻣뻣해진다.


그러니 찬 고기는 반드시 실온에 뒀다가 온도를 떨어뜨린 후 조리하는 게 좋다.


고기와 간장, 설탕의 비율은 다음과 같다.


보통 고기 요리를 할 때 고기 100g에 간을 1 테이블 스푼 잡으면 얼추 맞는데, 불고기는 고기가 얇으니 1T 빼면 딱 맞는다.


예를 들어 고기 600g이면 간장 5T, 이런 식으로.


설탕은 간장 양의 절반 정도를 넣는다.


종합해 보자면 고기 600g일 경우 간장 5T, 설탕 2-3T 넣는 것이다.


익는데 오래 걸리는 채소는 고기와 함께 볶고, 금세 숨 죽는 채소는 마지막에 넣어 섞어주기만 한다.


고기를 불에서 내린 후 참기름 두 세 방울 떨어뜨리면 윤기가 더해져 먹음직스럽다.


우리 집 불고기는 그렇게 간단하게 완성된다.


불고기 양념, 덜어내면 낼수록 잡다한 양념 맛에 가려져 있던 그윽한 육향을 느낄 수 있을 것.


이제 소불고기도 육향을 즐기며 먹자.


소불고기도 고기 요리다.






미나리소불고기


① 불고기감에 간장 넣는다 ②설탕 넣는다 ③ 조물조물 버무린 후 15분 정도 재운다


④ 양파를 더 해 볶는다 ⑤ 불에서 내리기 직전에 미나리 넣어 뒤적거리며 숨만 죽인다


미나리소불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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