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전
비 올 때 부침개 생각나는 이유가 빗소리와 전 지지는 소리가 유사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거라고 하던데.
그보다 비 내리는 날에는 마음까지도 좀 질척거리지 않나.
그래서 쉬이 울적해지기도 하고 입맛도 떨어지는데 그럴 때 가까운 사람과 부침개 깨작깨작 뜯어먹으며 막걸리 한 잔씩 나눠 마시면 아, 그만한 위안도 없던 거 같다.
그러나 위가 안 좋아진 후 그렇게 기름기 많은 음식에 술까지 더 한 날에는 도무지 잠을 잘 수 없었다.
속이 타는 듯 쓰렸다.
이틀이 지나도 아플 때에는 병원을 찾기도 했다.
역시나.
위염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약 먹고 나으면 또 까무룩 잊고 지냈다.
위가 자주 아프다는 사실을.
그러다 삼사 년 전 즈음이었나.
위 내시경을 하는데 위와 식도가 연결된 부분이 많이 헐어 있었다.
또한 여기저기 희미한 점들이 많이 보였다.
의사는 위염에 걸렸다 나은 흔적이랬다.
위염이 기록된 내 위 사진을 가만히 보고 있는데 기분이 묘했다.
내가 건강에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살아온 동안 내 위는 나와 별개로 참 부단히 회복하느라 애써왔구나, 싶어서.
그때부터였던 거 같다.
음식을 가리기 시작한 게.
특히나 위에 안 좋은 음식들.
기름지거나 맵고 짠 음식, 술 등등.
그니까… 전에다 막걸리 조합마저 안 먹은 지 오래다.
그럼에도 비 내리면 그리워진다.
전에 막걸리.
언젠가 요리 잘하는 지인에게 이 같은 얘기를 했더니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 건강한 부침개를 만들어 먹으라 그러며 양배추 전을 소개해줬다.
사실 레시피랄 것도 없었다.
계란물에 채 썬 양배추 넣어 소금 간 한 후 부치면 된단다.
과연 맛이 어떨지.
속는 셈 부쳐 먹어 봤는데 오, 맛이 있었다.
계란은 부들부들한데 양배추는 아삭아삭, 두 재료의 조합이 기가 막혔다.
계란물만 있으면 부침개가 되다니.
거기다 밀가루 반죽보다 계란이 팬에 덜 달라붙어 기름도 줄일 수 있었다.
부침개가 간절해질 때는 물론, 아침 식사로도 제격이어서 참 자주 해 먹게 되었다.
한 장만 먹어도 속이 든든했고, 소화도 편했다.
그때부터 나는 자투리 채소라던지 해산물, 햄 따위가 애매하게 남았을 때마다 계란물에다 넣어 부쳐 먹었다.
어떤 재료를 넣을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재료는 거들뿐, 실은 소금 간 한 계란 지짐만으로 요리는 이미 완성된 거나 다름없으니.
부침개가 사실은 밀가루와 기름 맛이듯 말이다.
양배추치즈전
그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