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불고기
집에서 즐기는 육류 요리 가운데 불고기가 제일 아닐지.
여기저기 기름이 튀거나 연기가 나지 않으며 커다란 솥 따위 필요 없다.
조리 시간도 가장 짧다.
거기다 (지방이 적은 부위를 사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기까지.
무엇보다도 이런저런 채소를 잔뜩 더해 조리할 수 있다는 게 최고다.
버섯이나 깻잎, 미나리 등.
고기만큼 넣어도 된다.
아니, 고기보다 더 많이 넣어도 된다.
그러니 집밥으로서 불고기, 사랑일 수밖에.
사실 불고기 양념은 간장과 설탕만으로 족하다.
불고기 양념에 들어가는 많은 재료들, 이를 테면 맛술과 과일청, 다진 마늘, 생강, 후추 등은 고기의 잡내를 제거하거나 고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넣는 것이다.
때문에 고기가 신선할 경우 굳이 안 넣어도 된다. (후추며 향신채 특유의 향미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넣는 게 좋을 테지만)
나는 고기가 600g일 때 양조간장 4T 넣고 당은 그에 반, 2T 넣는다.
집집마다 쓰는 간장과 설탕의 종류가 다 다르니 입맛에 맞춰 찾아보기를 권한다.
제육과 다르게 소불고기는 오래 재우지 않는 게 더 맛있다.
고기가 간장을 골고루 머금은 정도면 충분.
이제 센 불에 휘리릭, 볶다가 마지막에 채소 넣어 좀 더 볶아주기만 하면 끝.
고기를 불에서 내린 후 참기름 두 세 방울 떨어뜨리면 윤기가 더해져 먹음직스럽다.
만약 신선한 고기인데도 불고기가 좀 질기게 됐다면 고기가 차가울 때 볶았을 가능성이 크다.
냉장고에서 막 꺼낸 고기를 그대로 팬에 올리면 표면 온도가 급격히 떨어져 고기가 천천히 익는 데다가 수분이 손실되어 뻣뻣해지기 때문.
그러니 고기는 반드시 실온에 뒀다가 온도를 떨어뜨린 후 조리하는 게 좋다.
우리 집 불고기는 이렇게 간단하게 완성된다.
불고기 양념, 덜어내면 덜어낼수록 잡다한 양념맛에 가려져 있던 그윽한 소고기의 육향을 느낄 수 있을 것.
미나리소불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