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사 에세이
지역아동센터 어린이에게
아이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동안 열댓 명의 아이에게 사랑한다 들어요. 좋은 말 100번 해도 잔소리 10번이면 좋았던 기억은 뒤로하고 토라질 법도 한데 꾸지람을 들은 다음 날에도
“선생님, 잘할 게요.”
“밥도 잘 먹을게요.”
“한글 공부 열심히 할게요.”라 말하네요.
커가면서 어리던 날의 모습을 잊고, 마음을 몰라주는 어른이 될까 봐. 그렇게 상처를 줄까 두려울 때가 있어요. 바쁘게 도는 세상을 쫓아 과거와 현재를 오가요. 나이를 먹으면서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일도 있어요. 13명의 멤버도 척척 알던 제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룹의 멤버 한 명씩 이름과 얼굴을 대조해가며 외워야 하고요. 별걸 다 줄인다 생각하면서도 열심히 익혔더니 금세 없어지고 새로운 언어가 생겨 당황스러운 건 일상이지요. 물론 노력한다고 어려지는 건 아니지만 속할 수 있잖아요. 그럼에도 왜 이렇게까지 하냐 물으신다면 아이들과 오래 대화하고 싶어서 그런다고 답하겠어요.
작은 서랍에 보관해둔 아이들의 편지와 그림그리고 책장에 늘어나는 장난감과 그림책. 제 것이지만 제 것이 아닌 물건이 많아지는데도 아이와 뭐할지 상상하는 게 즐겁고, 내 것을 내어 주면서도 좋은걸요.
아이에게 받는 사랑이 익숙해지지 않게 귀하게 여길게요. 저와 같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아이의 말이 부끄럽지 않도록 “선생님도 잘할 게.” 다짐해요.
※ 다른 이야기는 독립출판물 #이곳에도봄이올까요 에서 읽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