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없는 세상 그리고 일주일

Life in Canada

by 림스

캐나다 BC 주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되었다. 2022년 3월 11일 이후 마스크는 더 이상 의무적으로 챙길 필요가 없어졌다. 작은 사업장인 경우 오너에 따라 의무화를 해도 되긴 하지만 마을을 둘러보니 대부분 작업장이나 상점들은 마스크 착용 관련 부착물을 다 떼 버렸다. 4월 8일에는 백신 카드 제시 의무화 즉 한국으로 이야기하면 백신 패스 의무화 같은 것이 폐지될 예정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던 코로나 이전의 삶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51400238598_cf68272202_c.jpg 마스크 의무화 규정 해제 관련 발표


하지만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지거나 영향이 줄어든 것은 아니기에 아직까지는 불안하다는 사람들의 주장이다. 지역 신문을 보니 많은 사람들이 계속 마스크를 착용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손님 중 한 분은 2주 정도 지켜보다 코로나 확진자 수와 반응들을 체크한 후 마스크를 벗는다는 분도 계셨고 나이가 많으신 손님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셨다. 난 그분들의 의견도 존중한다.


마스크 의무화 해제 후 첫 출근. 마스크 없이 카운터에 섰다. 솔직히 하루에도 수 십 명의 사람들이 오가는 편의점이다 보니 마스크를 계속 써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잠시 벗고 일을 하다 보니 숨 쉬는 것에 대한 편안함을 오랜만에 경험해 마스크를 착용하기 어려웠다. 결국 마스크는 주머니 속으로 넣어두고 일을 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막 들이닥치는 퇴근 시간대만 착용하기로 타협했다.


여기서 일한 지도 어언 9월이 넘어가고 있다. 지켜보니 자신의 일상에 한 부분이 편의점인 손님들을 많은 것 같았다. 매일 출근 전 1L 초콜릿 우유를 사 가시는 택시 기사님, 매일 담배 2갑을 사러 오는 아저씨, 긁는 복권을 하루에 3번씩 와서 사가시는 할머니, 한국에 있는 강아지가 아프다고 말하자 내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말해달라는 백인 친구까지. 여러 단골손님들과 스몰 토크를 하게 되었고 내가 이곳에서 살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분들. 깊지는 않지만 얕은 친밀감을 유지하며 친절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9개월이 넘는 동안 마스크를 쓰고 일을 했고, 사적으로 만나는 경우가 없다 보니 내 얼굴을 정확하게 아는 손님들이 없었다. 하지만 단골손님들은 이제야 나의 얼굴을 정확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대부분 반응들은 이렇다.


"오! 드디어 너의 얼굴을 볼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너의 얼굴을 처음 본다."

"네 얼굴이 이렇게 생겼었구나?"


마지막 말을 많이 들었다. 요즘 하루에 최소 2번 이상은 듣는다. '이렇게 생겼었구나?' 속으로 되뇌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동안 사람들은 나에 대해 어떻게 생겼을 거라고 생각했을까?', '단지 궁금함을 막 해소한 뜻이겠지?'


물론 직역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저런 해석으로 받아들여졌다고 생각한다. 텍스트 대신 비언어적인 요소인 표정이나 말투에서 반가움이 느껴져 좋은 방향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KakaoTalk_20220319_153252812_01.jpg 다시 봄


일주일이 지난 지금 BC주 확진자 수는 200여 명으로 발표되고 있다. 아직 마스크를 벗은 결과를 지금 판단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코로나와 함께 한 지 어언 2년. 조금씩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는 분위기이다. 아직 긴장감을 놓치는 것은 위험하다.


연일 봄비가 내려 주위가 축축하다. 이 축축함은 결국 봄의 꽃이 되고 잎이 되겠지. 마스크를 벗고 숲 속으로 산책을 나갔다. 비를 맞은 나무들은 상쾌한 풀 냄새를 심심치 않게 풍기고 있었고 문득 코로나 이전의 삶이 찾아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스크 없이 모두가 즐겼던, 우리가 알던 그 일상을 얼른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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