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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스 Oct 30. 2021

길에서 곰을 마주친다면

Life in Canada

캐나다에서 살면 다양한 동물들을 우연히 볼 수 있다. 우연히 볼 수 있다고 표현한 이유는 굳이 동물원을 가지 않아도 길에서 마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곰이 자주 나타난다. 많이 나타나는 곰의 종류는 블랙 베어다. 먼저 공격하지 않으면 사람을 먼저 공격하지 않아서 조심히 피하기만 하면 된다. 가끔 개가 짖으면 나무 위로 도망가기도 한다. 그러나 그리즐리 베어는 다르다. 산속 깊이 살고 있어 종종 등산객들을 공격한다. 지난달, 산속에서 시체 한 구가 발견되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타살이나 자살의 흔적은 없고 야생 동물에게 공격받은 걸로 추정된다는 ㄴ내용이었다.


 앞이나 도심에서도 발견된다. 휘슬러 타운 하우스에서 살았었을 ,  앞마당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곰을 마주한 적이 있다. 새끼곰이었다. 주변에 어미가 있을  있으니  안으로 황급히 피신했다.    개가 짖자 새끼곰은 배설물을 배출하며 나무 위로 도망갔다. 새끼곰은 커피 냄새를 맡고  곰이었을까. 집주인은 종종 곰이 출몰하니  앞에 쓰레기를 내놓으면  된다고 주의를 주었다. 도심 곳곳에 있는 쓰레기통들도 곰이 뒤지지 못하게 고정되어있고, 쉽게 열지 못하도록 만들어졌다.


이따금 나타나는 곰


 

이러한 이유로 곰 퇴치용 도구들도 다양하다. 캅사이신이 들어간 스프레이와, 곰이 싫어하는 소리를 가진 방울들도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등산객들에게 필수 아이템이다.


코요테도 발견된다. 밴쿠버 도심 속 오아시스 스텐리 파크에서 운동하는 시민들이 코요테에게 습격을 당한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지난 9월 밴쿠버 공원 관리 위원회는 폐원 시간을 오후 7시로 당겨졌고, 개원은 오전 6시로 운영한다고 했다. 폐원 시간에 공원 안에 있는 코요테 35여 마리를 포획, 사살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사람을 공격하는 것에 있어서 자비가 없는 입장을 보였다.


스쿼미시에서도 종종 발견된다. 퇴근 후 버스를 기다리다 코요테와 마주쳤다. 나를 힐끗 보고는 자기 갈길을 갔다. 크기는 큰 개정도였다. 순간 움찔했지만 신기했다. 사진을 찍으려고 핸드폰을 빼는 순간 사라졌다. 숲 속 너머를 보니 주택가였다. 활동이 잦은 밤에는 조심해야 한다.


야생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들이 있다. 캐나다는 이런 사람들에게 법적인 조치를 취한다. 캐나다 법원은 흑곰에게 반복적으로 먹이를 준 한 여성에게 6만 달러라는 거액의 벌금을 선고했다. 이 여성은 곰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매주 대량의 사과, 당근, 계란을 구입한 사실이 밝혀졌다. 법원은 야생 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로도 강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기 위해 최고 수준의 벌금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 행위는 궁극적으로 동물들에게 좋지 않다. 중요한 것은 공공 안전이다. 곰들에게 먹이를 주고 개체수가 늘어나면 사람들 영역을 침범하는 사례들이 늘어난다. 이는 결국 곰을 사살하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죽음이다. 캐나다 숲에는 야생 동물들의 먹이들이 충분하다고 한다. 인간이 생태계에 영향을 끼쳤을 때 대부분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좋은 의도라도, 인간이 야생에 관여했을 때 어떤 형식으로든 비극을 초래했다.


서로의 영역을 지키고 존중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들이 남긴 자취에서 공존의 평온함을 느끼는 정도로 살아가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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