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ho have never known men

지하벙커에 갇혀 사는 40명의 여인들

by Jin

벨기에 작가 Jacqueline Harpman이 1995년에 쓴 소설로 2019년에 영어로 번역되었다. 188페이지에 달하며 영어 또한 어렵게 쓰이지 않아 공상과학소설을 좋아한다면 한 번 읽어보길 적극 추천한다. 원작이 나온 후 뒤늦게 입소문을 타서 영어로 번역이 되었고, 영국에서도 나처럼 학교 독서클럽을 통해 추천을 받는 등 알음알음 찾아 읽는 숨은 보석 같은 책이다.


“There's no continuity and the world I have come from is utterly foreign to me. I haven't heard its music, I haven't seen its painting, I haven't read its books... I know only the stony plain, wandering, and the gradual loss of hope. I am the sterile offspring of a race about which I know nothing, not even whether it has become extinct. Perhaps, somewhere, humanity is flourishing under the stars, unaware that a daughter of its blood is ending her days in silence. There is nothing we can do about it.”


언제부터

무슨 목적으로

세상 어디인지도 모르는 곳의 지하 벙커에 39명의 여인들과 한 여자아이가 철창에 갇혀 지낸다. 그들은 채찍에 능한 세명의 남자 경비들의 감시를 받으며 먹고, 싸고, 자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정해진 것 외에 뭔가 다른 선택을 하려 하면 바로 채찍이 정확하게 철창사이로 꽂혀 날아 들어온다.


그러다가 어느 날 큰 경보음이 울린다. 마침 경비들이 음식을 넣어주기 위해 철창을 막 열었을 때 경보가 울리는 바람에 경비들은 모든 걸 그대로 내팽개치고 황급히 벙커에서 사라진다.


그 틈을 타 40명의 여인은 밖으로 탈출을 하게 되지만 벙커 밖의 세상에도 그들을 제외하고는 그 어떠 사람들의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 그렇게 수년간 황무지를 떠돌며 서서히 하나 둘 생을 마감하고 여자아이 한 명만 살아남아 이들의 이야기를 글로 기록하며 마지막을 준비한다.



작가의 부모가 유대인이었고, 나치를 피해 카사블랑카로 피난 갔다가 나중에 전쟁이 끝나고 벨기에로 다시 돌아왔다고 한다. 이러한 전쟁의 경험이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되었을 수도 있다. 왠지 코로나엔데믹이 떠오른다거나 핵폭발 같은 사건 이후의 세상 같은 느낌도 들었다. 이 책은 전적으로 여자아이의 내레이션으로 이루어지기에 그녀가 아는 것과 그녀가 상상하는 것이 전부인 소설이다.


처음엔 마가렛 애트우드의 'The Handmade`s Tale'과 비슷한 류의 소설이 아닌가 했었으나 소설이 그렇게 극적으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매우 서사적이며 철학적이다. 디스토피안 소설이라 물론 그렇겠지만, 우리가 존재하는 시간과 공간, 축적된 지식과 경험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매우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됐다.


A novel that takes you into philosophically interesting territory… this [is a] intriguingly dark thought experiment told by a compellingly alien voice – dispassionate and unfussy – is strangely fascinating ― The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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