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림태주 Aug 26. 2017

혐오는 어디서 오는가

명랑주의자의 사생활



우리는 내가 아닌 모든 사람을 '다른 사람'이라고 부른다. 왜 그렇게 부를까. 나와 똑같은 사람은 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와 다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인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이걸 까먹고 산다. 남도 자기와 같은 줄 안다. 남들도 자기와 같아야 한다고 착각하며 산다.

피부색이 다르다고 신앙이 다르다고 성적 취향이 다르다고 지지하는 정당이 다르다고 못 사는 나라에서 왔다고 팔다리가 없다고 비난하고 혐오한다. 우리가 타인을 다른 사람이라고 칭한 이유는 다름을 인정하고 다름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걸 한시라도 잊지 말라고 경고하기 위해서다.

다른 사람은 나와 달라서 고유하다. 내가 고유한 존재로 태어나 단 하나의 독립자로 살아갈 권리를 가지듯이 모든 다른 사람들도 권리를 갖는다. 너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으면 나의 권리도 짓밟힌다. 다르다는 이유로 혐오하고 증오할수록 나는 나 스스로는 물론 나의 아이나 나의 친구에게 상처를 입히는 자해 행위와 같다.

지금 당신이 누군가와 함께 살고 있다면 그 사람도 처음엔 전혀 모르는 다른 사람이었을 것이다. 당신에게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는 다른 사람을 통해 내게 온 것이다. 당신이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 그 누군가는 필시 내가 몰랐던 다른 사람 중에 하나일 것이다.

내가 나인 이유는 다른 사람과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끼리 만나 사랑한 결과물로 나는 여기에 있다. 다른 모든 사람들이 나와 다르다는 것은, 그러므로 행운이고 축복이다.

작가의 이전글 휴가지에서 생긴 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