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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워치폰을 사줬다

언제든지 연락할 수 있다는 안도감

by 리나

복직을 준비하면서 첫째 아이의 학원 스케줄을 짰습니다. 학교와 학원을 적절히 배치해서 아이에게 안전한 환경을 만들었다고 믿지만 옆에 있지 못한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불안하더군요. 지금까지는 떨어져 본 적이 거의 없었어요. 특히나 말레이시아에 있는 동안은 학교 활동도 자주 해서 늘 옆에 있는 거 같았습니다. 아이가 혼자서 어딘가를 이동해야 하고 저와는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불안감이 크더라고요. 그렇지만 스마트폰을 사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저 고민만 하다 우연히 키즈워치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스마트워치를 사용했다면 진작 알았을 텐데 그렇지 않아서 늦게 이런 게 있다는 걸 알았어요. 고민은 배송만 늦출 뿐이라는 말이 있죠. 아이와 연락이 가능하고 유튜브 같은 다른 건 못한다니 고민할 필요도 없다 싶었습니다. 어떤 제품을 고를지에 하루이틀을 소비한 후 바로 주문을 했습니다.


제가 기계치입니다. 설명서와 동영상을 보고 어찌어찌 유심도 설치했는데 통화가 안되는 거예요. 제일 중요한 게 안되면 안 되는 거잖아요. 통신사에 전화도 하고 방문도 하면서 아이에게 줄 완벽한 상태를 만들었습니다. 스마트워치를 차고 등교하는 아이의 얼굴이 어찌나 밝던지 한시름 놓았습니다. 저도 불안하지만 아이도 무척이나 불안해하고 있었습니다. 학원에서 학원으로 이동할 때 같은 건물이어도 길을 잃어버릴까 걱정을 하더라고요.


지금은 저와 중간중간 연락을 하면서 다니니 훨씬 좋다고 합니다. 저도 아이가 어디에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으니 마음이 편하고요. 아이에게 사랑해요 문자를 받으면 기분이 정말 좋아요. 아 학교에 있는 동안은 사용할 수 없도록 설정해 두었어요. ㅎㅎ 학교에서는 전자시계로만 쓸 수 있답니다. 정말 좋은 기능이에요. 심지어 통화도 제가 설정해 둔 사람만 가능하더라고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한테는 이만한 게 없는 거 같습니다.


언젠가는 스마트폰을 사줘야 하겠지만 가능하다면 최대한 늦추고 싶습니다. 어른인 저도 스마트폰의 유혹을 떨치기가 이렇게나 어려운데 아이는 얼마나 힘들겠어요. 요즘 같아서는 저도 누가 유튜브를 제한해 주면 좋겠습니다. 멈추는 게 정말 쉽지 않아요. 이 어려움을 아이들은 최대한 늦게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첫째가 은근슬쩍 스마트폰으로 갈아타고 싶어 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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