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너에게

그렇게 살아온 네가 대견해

by 올망

인간은 누구나 신체에 귀속돼.


체력이 좋아야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진부한 이야기가 아니야.

최소한의 체력이 있어야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다는 말이야.

나는 그 최소한의 체력이 없어서 진드근히 앉아있는 것조차 할 수 없었어


많은 사람들은 몸이 약한 사람들에게

아주 쉽게 "노력"이 부족하니,

운동을 한다면 체력이 붙을거라고 깎아내려.


하지만 애초에 계속 잠을 잘 수 없다면,

무엇이 원인인지도 모른채 두통에 시달린다면,

소화를 시키지 못해 에너지를 만들지도 못하는 상태라면 말이야.

운동을 하러 아예 갈 수 없지.


치료를 시작하자

잠을 자게 되었고, 두통이 잦아들었고,

소화가 되기 시작했어.

소화가 되니 몸을 움직이는 게 가능해졌지.

그제서야 운동을 할 체력이라는 게 생겼어.

그 전에는 운동을 하고 오면 불필요하게 각성이 되버려서

오히려 잠을 잘 수 없었던 덕분에 운동을 하러 가는 조차도 힘들었는데

이제 운동을 다녀와도 부교감신경이 다시 조화를 이루려 하는 게 느껴지지.


나는 치료를 시작하며 "뇌"가 체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어.

우리는 자주 "뇌"가 신체라는 사실을 망각해버려.

약간의 과장을 더하면 "도파민의 노예"라고까지 할 수 있을 것 같아.


전에도 노력은 계속 했지.

내가 아프지 않은 모든 시간에 더 나아기지 위해 노력하고 있었으니.

아파서 깨어있을 수 없는 시간이 긴 것에 아쉬울 정도로.


나는 늘 최선을 다하면서 살앗는데

내 최선이 최고가 되지는 않는 것 같아서 늘 씁쓸했어

그것이 보상받은 것 같아.


그런 내가 내 몸이 허락하는 선에서 최선이었다는

핑계가 아니었다는 위안을 받은 덕분에

나는 내가 대견해.


내가 나를 더이상 혹사하지 않아도 되도록 해주어서

치료를 시작한 것이 너무 감사한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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