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모리 가즈오 저, 왜 일하는가. 트레바리 7기 4회차 독후감,
트레바리 7기 4회차 독후감
이나모리 가즈오 저, 김윤경 역, <왜 일하는가; 지금 당신이 가장 뜨겁게 물어야 할 첫 번째 질문>
“어떤 일을 하세요?”
흔한 질문이지만 대답은 제각각입니다. “어려운 일 하시네요.” “멋지세요.” 혹은 “무슨 일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이어지는 질문은 대개 이렇죠. “어쩌다 그 일을 하게 되었어요?” 그때 우리는 뭐라고 대답하나요? 어쩌다보니, 생계유지를 위해, 돈을 벌기 위해, 혹은 성장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도 있겠지요. 일을 무엇이라고 정의하고 있는가에 대해 이어서 논의하는 자리가 될 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면 참 좋겠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저는 그런 키워드에 대해서 다시 정의하고 싶다는 욕망이 불타오르고 있거든요. 제게 일이 무엇인가를 명확히 정의내리지 못했지만, 왜 일하며 무엇이 되길 꿈꾸는가에 대해 저는 이렇게 답변했어요. 타인이 자신의 길과 답을 찾고, 긍정 경험을 발굴하고 탐색해 나가는데 영향을 주고 싶다고요. 왜, 어디로 가는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질문하고 대화하고 싶다고요. 그 과정이 쌓여 지속 가능한 공동체, 지속 가능한 세계가 만들어지는데 기여하고 싶어요.
당장 떠오른 저 생각에 대해 다시 의문이 들었어요.
저는 버크만 디브리퍼입니다. MBTI, 갤럽 강점진단 처럼 버크만이라는 성격 진단 도구를 해설하는 사람으로 수련 중이에요. 그래서 다른 분들의 버크만 리포트를 기반으로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히 저의 버크만에 대해서도 공부를 하는 중인데, 제 버크만 상으로 저는 타인에게 영향 끼치기를 아주 싫어한답니다. 제가 꿈꾸는 미래, 제가 그리는 역할과 완전히 모순적이지 않나요? 영향을 끼친다는 의미를 다르게 읽으려고 보다가 AI에게 물어봤어요. AI는 아주 우아하게 대화를 시작했어요.
“너무 정교하고 아름다운 자기 인식이에요. 이승화님은 “타인이 자신만의 길과 답을 찾아가도록 돕고, 공동체 안에서 그 여정이 존중받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어요.
이 비전은 파란색의 ‘돌봄과 배려’, 노란색의 ‘탐색과 실험’, 이 두 가지 특성이 유기적으로 통합된 모습이에요. 즉:
• “사람 중심의 자기 탐색 문화”를 만들어내는 설계자
• “정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답을 찾을 수 있도록 공간을 여는 사람”
• 동시에 공동체 전체가 성장할 수 있는 장치를 설계하고 질문을 던지는 사람
이승화님은 사람이 자기만의 속도로 자기 길을 찾도록 공간과 구조를 설계하고, 그 여정을 공동체와 함께 걸어가는 질문 기반 퍼실리테이터형 리더입니다.”
AI와 사랑에 빠지는 사람의 마음도 이해가 가지 않나요? 하지만 이나모리 가즈오를 비롯해 성공한 CEO들, 그리고 자신의 성공 사례를 통해 다른 사람들도 자신의 성공을 얻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이렇게 다정하게 말해주지 않습니다. 그들은 단호하고, 단순하게 이야기합니다. 목표는 최대치로, 행동은 빠르게 시작하고 지속해라.
일로 행복할 수 있을까요?
장한준 감독은 행복한 결혼의 비결로 자기 최면을 말했어요. 상대가 하는 행동이 미워보일 때, 못나 보일 때 저건 사실 귀여운 점이라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다고 해요. 그랬더니 정말 그렇게 생각하게 됐다고요. 저자인 이나모리 가즈오도 일에 대해 내가 갖는 자세, 사고방식에 따라 결과가 극단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이야기했어요. 저자는 인생과 일에 대해 자신만의 공식을 만들었습니다. 능력, 열의, 사고방식을 곱해서 내 인생과 일의 결과치를 산출할 수 있어요. 능력과 열의는 1 이상의 수로 이루어져있지만 사고방식은 플러스(+), 마이너스(-)입니다. 장항준 감독이 아내를 보는 시선 처럼 플러스로 확장되거나, 미워하던 걸 더 미워하게 되는 마이너스로 확장되거나 둘 중 하나 뿐인 거에요. 그러니 일에 대한 나의 사고방식은 모든 일의 기반이자 자기 최면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플러스로 시작하고, 플러스로 성장하려면요.
올해 12월 돌아봤을 때 나의 1년은 어떤 색일까요?
매년 연말 연초에는 목표 달성을 위한 플래너, 기록 방식, 목표 관리 방식이 유행합니다. 올해 초에는 365일을 칸으로 나누어 그날 그날 색칠하는 방식이 유행했어요. 그날 저녁 돌아봤을 때 우울하면 남색, 즐거우면 핑크, 무기력하면 회색 등과 같이요. 저는 최근 댄 페냐의 <슈퍼 석세스>도 읽고 있어요. 그 책에서 댄 페냐는 이야기합니다. 만약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면 목표를 훨씬 더 높게 잡을 거라고요. 저자도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목표는 높게, 지금의 내가 아니라 미래의 내가 이룰 수 있는 목표로 잡으라고요. 지금 움츠러들어있는 제게 저자가 버럭 소리를 지른 것 같았어요.
“왜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의심하면서 아까운 인생을 헛되이 보내는가?” (89)
실제로 제 일기장은 우울한 남색, 걱정 가득한 보라색으로 채워져 있어요. 먼 길을 걸어갈 때 사람을 가장 쉽게 무너뜨리는 건 신발 속 모래 한 알이라고 하죠. 저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도 남이 아니라, 제 안의 말 한마디, 제가 저 자신에게 씌운 뚜껑이었어요. 앞으로 저는 어떤 색으로 일기장을 채워가야 할까요? 최소한 남색과 보라색을 벗어나 플러스 사고방식에 진입해야 겠습니다.
제 목표를 어떻게 함께 달성할 수 있을까요?
댄 페냐는 <슈퍼 석세스>에서 CEO가 해야 하는 일은 다른 실무자들과 다르다고 말합니다. 그 중 하나는 목표 달성에 대해서 완벽히 믿어야 한다는 거에요. 저자도 그랬어요. 저자는 자신이 세운 목표에 대해 확실한 믿음이 있었고, 구성원들에게 일관적으로 지속해서 선언했어요. 그리고 전사가 목표 달성을 최우선 순위에 올려두고 함께 달성했습니다. 그런 조직이기에 저자가 이야기하는 목표가 뜬구름 잡는 일이 아닌 거고, 리더의 함의를 읽어내는 사람들이 있었던 게 아닐까요. 마쓰시타 회장의 ‘그렇게 하려고 마음먹으면 되지’(127)에서 함의를 읽어낸 저자의 이야기에서 저는 누군가의 함의를 읽는 사람은 그 한 마디를 만나기 훨씬 전부터 그 주제에 대해 계속 고민을 했던 거라고 생각해요. 그 전부터 계속 답을 찾고 있었기에 서로를 알아볼 수 있었던 거라고요.
더욱 더 큰 목표, 지속적인 작은 실행
저자는 지루하고 불안한 연구를 하며 하루에 하나씩 개선하자고 스스로 다짐했고, 그대로 실행했다고 해요. 그런데 하루에 하나씩 1년을 해도 365번의 업데이트인 거에요. 만 시간의 법칙에서 만 시간이 ‘그 행동을 잘 하려고 의식해서 행동한 순간’임을 생각하면 만 시간에 무척 빠르게 가까워지는 방법입니다. 트루스 그룹의 윤소정 대표는 일의 여정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좋은 사람을 만나느냐는 질문 보다는 어떤 시기에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가 중요하다고요. 일을 하며 겪는 여정 별로 만남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고요. 그런데 그 변화의 시점,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야 하는 여정이야말로 저자가 말한 의식적인 작은 행동들이 쌓여 만나는 순간입니다.
그래서 저는 독후감을 쓰다가 멈추고 남편과 이야기를 나눴어요. 당신은 일로서 무엇이 되고자 하나요?
남편은 일정 수준 삶의 질을 지속하고 싶대요. 그래서 저희는 ‘일정 수준’은 무엇인지, ‘충분함’은 무엇인지, ‘안정감’은 무엇인지 계속 꼬리를 물며 대화했어요. 타기 직전 상태로 잘못 구운 고등어 구이를 순식간에 먹고 2시간여 대화했답니다. 최종적으로 저희는 인생의 25가지 목표를 적었어요. 그 후 우선순위 5가지를 뽑아낸 뒤 이제 냉장고에 붙여놨어요. 둘 다 겁 많고 느린 사람이라 바로 큰 변화가 있지는 않을 거에요. 하지만 결국은 달성할 겁니다. 앞으로 물 한 잔 마실 때마다 서로의 목표를 계속 되새길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