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7장 1절/ 히브리서 11장 6절
비가 그치고 하늘이 맑게 갠 어느 날, 방주는 가슴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수줍은 듯 살짝 떨렸지만, 점점 더 쿵쾅거리며 방주의 커다란 몸통을 울렸죠. 하지만 방주는 파란 하늘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지난번 무서운 홍수가 났을 때와는 전혀 다른 설렘이었거든요.
그리고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름다운 무지개가 구름 사이로 환하게 얼굴을 내밀었어요. 방주는 떨리던 마음이 스르르 가라앉는 걸 느끼며, 두 손을 흔들며 반갑게 인사했어요.
“넌 어쩜 항상 그렇게 나를 반겨주니?” 무지개가 수줍게 웃으며 물었어요.
“모두가 널 좋아하잖아. 저기 사람들 얼굴 좀 봐. 너만 나타나면 다들 싱글벙글이야. 웃음꽃이 핀다고!” 방주는 활짝 웃으며 대답했지요.
“문득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이 생각나네. 그날 넌 정말 깜짝 놀란 얼굴이었어.” 무지개가 까르르 웃으며 말했어요.
“하하, 맞아. 홍수가 끝나고 하나님이 선물로 널 보내주셨지. 네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너도 알면 깜짝 놀랄걸?” 방주는 따뜻한 눈빛으로 무지개를 바라보며 말했어요.
그러자 무지개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어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해 줄래?”
방주는 잠시 옛 생각에 잠겼어요. 아픈 기억이었지만, 눈부신 무지개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다시 사랑으로 가득 찼지요. 그래서 부드럽게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옛날 옛적, 땅에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마음속에 나쁜 생각들도 가득해졌어요. 사람들의 마음은 점점 악해져서, 하나님조차 마음 아파하실 정도였죠. 그래서 하나님은 세상 모든 것을 깨끗이 씻기로 하셨어요. 하지만, 노아 아저씨만은 달랐어요. 언제나 하나님을 믿고 따르던 의로운 사람이었거든요. 그래서 하나님은 아저씨에게 특별한 부탁을 하셨어요. 바로, 거대한 방주를 만들라는 거였죠.
“그때 아저씨도 비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 하나님 말씀을 믿고 방주를 만들기 시작했어. 그것도 오랫동안 말이야.” 방주가 자랑스럽게 말했어요.
“사람들은 아저씨를 비웃었겠다.” 무지개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안타까워하며 말했지요.
“맞아, 나도 가끔 답답했어. 그래도 아저씨는 묵묵히 망치질만 했어. 하나님의 명령이라면서 흔들리지 않으셨지.”
세상 사람들은 여전히 웃고 떠들며 결혼도 하고, 자기 일에만 바빴어요. 그러는 동안 방주는 점점 완성되어 갔지요.
“참, 넌 어떻게 이렇게 멋지게 만들어졌어? 안팎으로 까만 역청도 꼼꼼하게 칠해져 있고, 정말 튼튼해 보여.” 무지개가 방주를 빙글빙글 돌며 신기한 듯 물었어요.
“하나님이 직접 설계해 주신 거야. 사실 아저씨는 그대로 따라 만든 것뿐이지.” 방주는 어깨를 으쓱했어요.
방주는 길이 140m, 너비 23m, 높이 14m나 되는 어마어마한 배였어요. 삼 층짜리에, 지붕도 있고, 맨 위에서 조금 아래에는 커다란 창문도 하나 달려있었지요. 하지만 정작 그 큰 배에 탄 사람은 노아 아저씨 가족 여덟 명뿐이었어요. 주변을 서성이던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결국 아무도 타지 않더라고요. 대신 동물들과 새들은 짝을 맞춰 신나게 타러 왔어요.
그런데 그들이 모두 타고 딱 일주일 후에, 정말 끔찍한 일이 벌어졌어요. 하늘의 창이 열리며 무시무시한 빗줄기가 쏟아졌고, 땅에서는 물이 솟구쳤거든요. 낮에도 밤에도, 40일 동안이나 비가 내렸어요.
“밖은 아수라장이었어. 그때 사람들의 울부짖음과 짐승들의 절규를 들었어. 내게 달려와 문을 열어달라고 애원하는 사람들, 울면서 떠내려가는 사람들, 동물들… 정말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순간이야.” 방주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물이 점점 불어나더니 모든 산을 덮었어요. 방주는 하루하루 하늘에 더 가까워졌지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40일이 지나자 하늘에서 쏟아지던 비가 멈추고, 아주 강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어요. 빗줄기보다 더 세찬 바람이 방주의 커다란 몸을 마구 때렸어요. 하지만 다행히도 물이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150일이 지나, 드디어 방주는 아라랏산에 걸쳐 멈췄죠.
“그렇게 오래 물 위에 있었구나….” 무지개는 눈을 반짝이며 들었어요.
그 뒤로도 방주는 조심조심 기다렸어요. 노아 아저씨는 까마귀와 비둘기를 날려 보내며 물이 얼마나 빠졌는지 살폈어요. 드디어 비둘기가 올리브 잎을 물고 돌아왔을 때, 모두는 환호성을 질렀지요. 그리고 어느덧, 마른땅이 드러났어요. 하나님께서 이제 나가도 좋다고 말씀하셨을 때, 모두가 방주를 나와 딱딱한 땅을 밟았어요. 노아 아저씨가 601살이 되는 해였어요.
“와 그럼 얼마나 물 위에 오래 떠 있었던 거야?”
“홍수가 나고 무려 1년 하고도 열흘.”
“비가 그쳤을 때, 너도 혹시 울었니?”
“땅을 밟고 나서 아저씨는 한참 하늘을 바라보며 감사 기도를 드리셨어. 그리고 나를 보며 눈물을 글썽이셨지. 나도 그때 울컥했고.”
“듣기만 해도 눈물이 날 것 같아.”
“아저씨는 가장 먼저 하나님께 감사하며 제사를 드렸어. 그리고 하나님은 다시는 세상을 홍수로 멸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셨어.” 방주의 목소리는 사랑으로 가득했어요.
“그 약속의 증거로 하나님이 나를 보내신 거구나.”
무지개는 스르르 눈물이 고였어요. 그러자 일곱 빛깔은 더욱 눈부시게 빛났지요.
“근데, 나 너만 보면 신기하게도 또 다른 배가 떠올라.” 방주가 살짝 웃으며 말했어요.
무지개가 깜짝 놀라며 되물었어요. “또 다른 배? 너보다 멋진 배가 또 있어? 어디 있는데?”
“이건 비밀인데, 아주 먼 훗날, 베들레헴이라는 곳에서 세상 모두를 구할 수 있는 ‘배’가 나타난대. 그리고 그 배에 올라타기만 하면, 어떤 죄도 깨끗하게 용서받을 수 있대.”
“와아, 정말 멋지다!” 무지개는 두 손을 꼭 모으며 환호했어요.
“그래, 나도 그때는 모두가 그 배에 올라탔으면 좋겠어.
죄로부터 자유롭게, 그리고 두려움이 아니라 사랑 안에서 살게 말이야.”
방주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환하게 웃었어요. 그러자 무지개도 세상 가장 찬란한 빛으로 하늘을 가득 채웠답니다.
[창세기 7장 1절] 여호와께서 노아에게 이르시되 너와 네 온 집은 방주로 들어가라 이 세대에서 네가 내 앞에 의로움을 내가 보았음이니라
[히브리서 11장 6절] 믿음으로 노아는 아직 보이지 않는 일에 경고하심을 받아 경외함으로 방주를 준비하여 그 집을 구원하였으니 이로 말미암아 세상을 정죄하고 믿음을 따르는 의의 상속자가 되었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