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autumn
재개봉을 했다.
어찌나 좋은 타이밍인지
이 영화를 제일 좋아한다던 너와 함께 보기로 약속했었는데 결국엔 나 혼자 봤다.
운명 같던 썸머는 결국 지나간다.
계절이 지나가는 것처럼
자기감정을 말할 수 있어야 해요. 진짜 감정을
어느새 커져 버린 기대들은 말하지 않아도 알아줄 거라 여긴다.
그리고 알아주지 않아 상처받는다.
내 진짜 감정을 나도 잘 모르겠는데
네가 알아주길 바라는 건 모순이었다.
여름의 기억은 그은 피부를 남기는 것처럼 나의 썸머도 아직은 그 흔적이 남아있지만
운명 같던 사랑이 지나가고 새로운 운명 또한 지나간 것처럼
다시 찾아올, 찾아낼 나의 autumn을 기대해 본다.
내가 네 짝이 아니었을 뿐이야.
다음 사랑은 사랑을 사랑하는 사랑이 아니길.
내가 만든 너의 이미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길.
너를 사랑하고 있는 내 모습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길.
진짜 사랑이길.
사랑처럼 규칙적으로 실패하는 모험은 거의 없다.
- 에리히 프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