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잘못인지 잘잘못을 한 번 따져보겠니?
나는 우리나라나 해외 작품 할 것 없이 시대물들을 좋아한다.
내가 살아보지 못한 그 시대의 향기나 모습들이 내겐 너무도 매력적이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의상과 소품들이 날 매료시킨다.
<해어화>도 그런 기준에서 내가 보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영화였다.
역시나 보는 내내 눈이 즐거웠다.
(스포일링하지 않으려 노력하겠지만 나도 모르게 스포일링 할 듯)
권번에서 함께 공부하며 자란 친구 '연희'
그리고 사랑을 약속했던 '오라버니'
그들을 모두 잃고
아니 잃었다기보다 그들에게 잃어지고
정조와 신념도 잃고
나까지 잃어버린 '소율'
소율이 주인공이어서인지 그녀의 감정에 더욱 공감하게 된다.
그들은 항상 그들에게 진심이던 그녀를 먼저 놔버렸음에도
서로 사랑하기에 자신들의 감정은 고귀하고
그 사랑을 방해하는 그녀가
마냥 원망스럽고 못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들이 그녀에게 준 상처는
그렇게 사랑하던 이들이 그녀에게 준 상처는
각자의 두 손을 들어 그녀의 심장을 찔렀고
소율은 똑같이 그들에게 상처를 내고자 한다.
하지만 상처를 상처로 갚으니 나의 상처는 돌이킬 수 없이 깊게 파인다.
그렇게 끝내 나 자신까지 잃어버린다.
누구에게 돌을 던질 것인가.
누가누가 잘못했는지 잘잘못을 따져볼까?
며칠 전
사랑하는 사람과 다퉜다.
다툴 땐 항상 누가 잘못했는지 뭘 얼마만큼 잘못했는지가 너무너무 중요하고
그걸 따지고 따지다 가장 중요한 것을 잃고 만다.
사랑하는 사람
싸움을 시작할 때 우리가 바라는 결과가 결코 이별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순간의 우리 감정에 매몰되어 그 사실을 잊곤 한다.
그렇게 내 사람을 잃곤 한다.
결국, 똑같이 파내고 할퀴다 보면 사라지고 없어진다.
그게 내가 될 수도 있고 상대가 될 수도 있다.
작은 문제를 없애려다
큰 나의 사람을 잃게 되는 것이다.
가족, 친구, 애인
그리고 나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선 잊지 말아야 한다.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
사랑해 내 사랑
잃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그건 그렇고
<국제시장>도 그렇고
<해어화>도 그렇고
노인 분장을 꼭 그렇게 해야 할까.
최선의 선택일까.
참 마음에 안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