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변대원 Aug 30. 2023

#_일상의 발견 : 5) 커피쿠폰의 법칙

주는 기쁨, 받는 즐거움, 관계의 재발견

저는 선물을 잘 거절하지 않는 편입니다. 사양치 않고 넙죽넙죽 잘 받습니다. 대신 받은 만큼 혹은 그 이상 의미를 담아 보답하려 노력하는 게 좋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상에서 주고받는 커피쿠폰을 보노라면 참 신기한 생각이 듭니다.

(커피교환권, 온라인쿠폰 등 여러 명칭이 있지만 편의상 커피 쿠폰으로 통일해서 쓰겠습니다.^^)


보통 누군가에게 감사의 의미를 전하려고 커피쿠폰을 보내는데, 혹은 생일축하 선물을 보내기도 하고요.

대가를 바라고 보낸 건 아니지만, 대체로 상대도 나에게 커피쿠폰을 또 보내는 일이 생깁니다.

그러다 보니 주는 만큼 혹은 그 이상 받는 경우도 있어요.

이럴 거면 서로 주고받는 게 의미가 있나 싶겠지만, 당연히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요.


이런 경험을 할 때마다 어린 시절 읽었던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생각합니다.



밤이 되었어요. 아우는 자기 낟가리에서 볏단을 덜어 한 짐 지고 형님 낟가리에 옮겨 놓았어요. 형도 자기 낟가리에서 볏단을 한 짐 지고 아우 낟가리에 옮겨 놓았어요. 달님이 형제를 내려다보며 방긋이 웃고 있네요.


형은 동생이 새살림을 장만했으니 볏단이 더 필요할 것 같다며, 동생네 곳간으로 가져다주었고, 동생은 형이 식구가 많으니 볏단을 더 갖다 드려야겠다며 그렇게 주고받았는데, 웬일인지 다음날 볏단이 그대로 인 게 아니겠어요? 그래서 그날 밤 전날보다 더 많은 볏단을 지고 옮겨 주었는데, 다음 날 아침에 보니 또 그대로.

그래서 한번 더 많은 볏단을 짊어지고 서로의 곳간으로 향하던 형과 아우가 만나 왜 그동안 볏단이 그대로 인지 알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서로 주고받아서 볏단의 수는 그대로이지만, 두 사람이 서로에게 느낀 감사함과 기쁨은 두배로 늘어났지요. 이게 선물의 기쁨 아닐까요?


우리가 일상에서 주고받는 커피 쿠폰이나 생일 케이크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어디 그뿐일까요.

우리가 사람과 만나서 주고받는 것은 선물만이 아니죠. 말을 주고받고, 표정을 주고받고, 기분도 주고받습니다. 그래서 예쁘게 말하고, 밝은 표정을 짓고, 늘 좋은 에너지로 대하는 사람들을 더 반기게 되는 겁니다.


혹시 내가 준거만 생각하고 얼마나 많은 것을 받고 있는지 잊고 살진 않나요?

먼저 당신이 줄 수 있는 가치를 상대방에서 대가 없이 선물해 보세요. 어쩌면 당신은 더 많은 걸 돌려받을지도 몰라요.

설령 돌려받지 못하면 또 어떤가요? 내가 줄 수 있는 가치로 누군가가 더 행복해지고, 더 나아졌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쁘지 않나요?

또한 서로 주고받으며 기쁨을 나누는 관계를 만나게 된다면, 그건 주고받은 선물 그 자체와는 비교할 수 없는 더 큰 삶의 축복일 겁니다.


*커피쿠폰의 법칙 : 똑같이 주고받아도 기쁨은 2배로 남는다. 관계가 남는다면 그 가치를 헤아릴 수 없다.



* 매일 책 속의 좋은 문장을 나눕니다.

* 오늘 문장은 이현주(글), 김천정(그림)의 <의좋은 형제>에서 발췌하였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_일상의 발견 : 4) 인사의 법칙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