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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Aug 29. 2023

#_여기다 올리면 꼼짝 못 하겠죠?

72시간 단식, 두 번째로 시도해 봅니다. 어쩌면 더 어려울지도.

지난 6월 초에 우연히도(혹은 필연적으로) 3일 단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의 경험담을 이미 공유해 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생각했던 것이 3달 정도 지나서 바뀐 패턴이 좀 안정을 찾으면 다시 제대로 3일 단식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생각했던 게 8월 말 시점이었기에, 지금이 적기라는 생각에 다시 3일 단식에 도전합니다. 


- 예상시기 : 2023년 8월 28일 13시~2023년 8월 31일 13시 (총 72시간)


* 처음 3일간(72시간)의 단식을 다룬 글 (6/13) : https://brunch.co.kr/@listans/462


원래 멋모를 때는 겁이 없어서 무작정 시작하기 쉽지만, 알고 나면 더 시작하기 어려울 수도 있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도대체 왜 하냐고 물어보신다면, 조금 더 건강한 나의 몸을 위해서라고 답할 것이고요. 

아니 그래서 진짜 하는 이유가 뭐냐고 한번 더 물어보시면, '내 몸을 조금 더 내가 원하는 통제범위 안에 두고 싶어서'라고 말씀드릴 것 같습니다.


그동안의 경과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3일 단식 후 2주 정도는 18:6(18시간 공복, 6시간 내에 식사)의 간헐적 단식을 유지했고요. 그러다 보니 공복시간이 더 편안해져서 식사시간이 더 줄어들었고요. 20:4를 거쳐 22:2까지 줄어들었습니다. 실제로 한 끼만 먹는 날이 많아졌는데(주 5~6일) 식사를 2시간씩 하진 않기 때문에, 실제로는 30분 정도 점심식사 시간 이외에는 커피(아메리카노)와 물 외에는 늘 공복인 날이 많아졌습니다. 단식 후 1달 정도의 경과는 아래 글에 자세히 적어 두었습니다.


*2023년 7월 3일 글 : https://brunch.co.kr/@listans/478


지난번 글을 올린 이후 거의 두 달 가까이 지났네요.

지난번 단식은 물단식에 가까웠는데요.(물론 하루 1~2잔의 커피는 마셨습니다. 설탕은 당연히 안 넣고요)

이번 단식은 점심시간에 커피와 함께 mct오일을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몸의 케톤 상태를 촉진하기 위한 방법이고요. 

케톤은 일반적으로 우리 몸의 주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이 부족해지면 지방을 분해해서 에너지를 얻는 새로운 발전소를 가동하게 되는데요. 그때 지방산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기는 물질입니다. 혈중 케톤 양이 늘어나면 우리 몸은 지방을 태우는 모드인 케토시스(Ketosis) 상태가 되는데요. 지난번 단식 때는 처음이어서 그런지 단식 70시간 이후에 배고픔이 사라지고, 집중력이 고도로 높아지는 경험을 했었는데요. 그전까진 좀 몸이 여러모로 힘들긴 했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배고픔을 적절히 다스리면서 공복상태와 동일한 신체상태는 유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선택해 보았습니다. 보통은 기버터와 함께 방탄커피를 만들어서 먹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기본적인 드립커피나 아메리카노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그냥 물약 먹듯이 먹는 편입니다. MCT 오일은 평소 점심 먹는 시간과 이후에 혹시 단식으로 인한 심한 배고픔을 느낄 때, 72시간 단식을 마치고 보식 전에 섭취하는 식으로 먹어보려 합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 벌써 1/3 가량이 23시간이 경과되었는데요. 그동안 22~24시간 단식은 자주 경험했던 터라 전혀 몸에 부담은 없고요. 배고픔에 대한 고통보다는 공복상태의 지속가능함에 대한 기대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장담할 순 없어요. ㅎㅎ 참고로 어제 점심은 김치찌개 백반을 먹었습니다. 


'당신의 시선을 내면으로 돌리십시오. 당신은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당신 마음속에 존재하는 수천의 지역들을. 그들들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 안으로 여행해 보십시오. 그리고 마음이라는 우주 지형의 전문가가 되십시오.'

인생의 성공이란 자신의 꿈을 향해 매일 정진하는 과정이다. 자신이 상상한 이상적인 삶을 살기 위한 노력이 성공이다.


배철현 작가님의 승화에서 소로의 월든을 인용한 후 인생의 성공은 매일 자신의 꿈을 향해 정진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합니다. 제가 바라는 제 모습은 정신적으로도(지적 성장) 육체적으로도 건강하고 매일 나아지는 삶입니다. 구체적인 목표와 방향을 매일 적고, 그에 맞게 필요한 책을 낭독하고, 필사하고, 글을 씁니다. 명상과 단식도 저에게는 꿈을 향해 정진하는 하나의 과정입니다. 


무엇을 할지는 스스로가 정하는 것입니다. 정해진 답이 있다면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하기만 하면 되겠지만, 그런 게 있을 수 없겠죠. 이미 살아온 삶의 궤적과 출발지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위치는 스스로 발견하고, 스스로 지도를 보며 목적지로 나아가야 할 테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이미 성공한 사람들의 조언들 중에서 나에게 꼭 필요한 것들을 내 것으로 만들어 보는 과정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매우 의미 있었습니다. 다 이유가 있더라고요. 머리로만 알아봐야 소용없고 몸으로 직접 부딪쳐나가면서 느껴 보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브런치 글에 올리면 제가 도망칠 곳이 없습니다. 아직은 도망치지 못하게 붙잡아야 할 만큼 스스로의 통제력이 부족하다는 반증일 겁니다. 운전을 처음 배울 때는 참 어려웠지만, 결과적으로 운전이 익숙해지고 난 뒤에는 언제든 차만 있으면 빠르게 내가 원하는 장소까지 갈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것처럼 지금은 아직 충분히 통제되지 않는 제 몸과 마음이지만, 하나씩 꾸준히 좋은 습관으로 채워가다 보면 분명 내가 원하는 인생의 장면으로 나를 데려가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이 이미 성공이라는 말을 한번 더 되새깁니다.


그나저나 점심 먹으러 안 가니까 시간이 남네요. 단식의 2가지 큰 효과 중에 하나지요.

1) 시간이 많아진다 

2) 밥값이 절약된다


나라는 우주를 여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할 게 많은 것 같습니다.



* 매일 책 속의 좋은 문장을 나눕니다.

* 오늘 문장은 배철현의 <승화>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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