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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Apr 16. 2024

#_중고책을 선물하는 이유

오늘도 중고책을 삽니다

저는 중고책 사는 걸 좋아합니다. 

책에 특별한 하자만 없다면 우선 중고책부터 찾아보곤 합니다.

중고책을 사는 가장 큰 이유는 물론 가격입니다. 책의 특성상 누군가 한번 읽었다고 해서 내가 보는데 불편한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때로 밑줄을 그어놓는 경우에도 '아, 이전에 읽은 사람은 여기가 좋았구나'하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저는 저대로 제가 좋았던 부분을 따로 체크하고 나만의 표시를 하면 됩니다.


두 번째로 중고책이 좋은 이유는 누군가에게는 필요 없는 책이지만, 나에게는 가치 있는 책이 되는 경우 뭔가 더 뿌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작년에 다른 책 사면서 700원에 구입했던 오래된 책이 있었는데, 저는 올해 그 책을 필사할 정도로 즐겁게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경험을 한번 하게 되면 이후로도 종종 이왕에 배송비가 드는 경우 같은 중고서점에서 나에게 필요한 책을 찾아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고요.

더구나 이미 읽고 좋았던 책인데 중고서점에서 싸게 팔면 이미 소장하고 있지만 또 사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가지고 있다가 필요한 사람에게 선물할 목적으로 구입하는 겁니다. 

언뜻 중고책을 선물하면 기분 나빠하지 않을까 생각들 수 있지만, 실제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새책이든 중고책이든 크게 가리지 않는 편이고, 중고책이라고 하더라도 상태가 좋은 책도 많기 때문에 깨끗하게 포장해서 미리 중고책이라고 말하고 선물하면 부담 없으면서도 마음을 전하거나 가치 있는 선물이 될 가능성이 높아서 좋습니다. 


세 번째로 중고책이 좋은 이유는 책을 막(?) 읽기 좋다는 겁니다. 막 읽는다는 건 부담 없이 대충 읽거나 필요한 부분은 과감하게 접거나 밑줄 치기 좋다는 뜻입니다.

지금은 뭐 새책이든 헌책이든 상관없이 저만의 방식으로 밑줄치고 접고 메모하면서 읽지만, 처음에는 저도 새책에 뭔가 접거나 표시하는 게 조금 부담스러운 시절도 있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지만, 그 당시에는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중고책은 그런 부담이 없어서 좀 더 책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게 도와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새책이 품절되어서 중고책밖에 없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런 경우라면 더더욱 책이 비싸지 않을 때 살 수 있어서 좋습니다. 실제로 저는 정가의 반값에 산 품절된 중고책이 나중에는 몇만 원까지 중고가격이 올라가는 경우도 생기곤 했습니다. 파는 사람은 없고 새책으로도 없으니 당연하겠지요. 그런 경우에도 왠지 더 기분이 좋은 건 어쩔 수 없겠지요.


저는 월평균 2-30권 정도의 책을 사는데, 그중에 중고책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책을 많이 읽다 보면 신간으로 읽어야 하는 책보다 이미 나와있는 좋은 책을 새롭게 발견해서 읽게 되는 경우가 훨씬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도서관이나 전자책으로 이미 읽은 책 중에서 소장하고 싶은 책을 다시 읽으려고 구입하는 경우도 있고, 특정한 작가에 꽂혀서 그 작가가 이전에 출간한 책을 연이어 사서 읽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래저래 읽고 싶은 책들을 고르다 보니 11권이 되었네요.

이렇게 저의 중고책 사랑은 오늘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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