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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May 01. 2024

#_새소리와 비행기

신호와 소음(Signal & Noise)

어제는 글쓰기 수업을 야외에서 진행했습니다.

도서관 옆 야외 벤치에 둘러앉아 보행독서 실습을 하기 전에 5분간 짧은 명상을 했습니다.

간단히 명상하는 방법을 설명드리고, 눈을 감자 좀 전까지 들리지 않던 새소리가 들려오며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새들은 사람보다 훨씬 더 위험을 감지하는 감각이 발달해 있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새소리가 들리는 곳은 안전하다는 것을 우리 인간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일까요? 우리는 새소리가 들리는 곳에서는 마음의 평화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잠시 안락함을 느끼기가 무섭게 멀리서 비행기 소리가 들려옵니다.

'슈~아'하는 소리가 점점 커지며 앙증맞은 새소리를 집어삼킵니다.


마치 제 마음을 들여다보는 느낌입니다.

때론 고요하고 한적하다가도 어떤 일이 생기면 비행기가 지나가듯 모든 신경과 관심을 빼앗겨 버리는 제 모습 말입니다. 마음의 평화는 순식간에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맙니다.


비행기가 다 지나가고 다시 새소리와 바람소리만 들려오니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헬기가 한 대 지나갑니다.

비행기와는 또 다른 소음으로 다가와 마음을 어지럽히고 유유히 사라집니다.


이 5분의 짧은 명상 시간 동안에도 마음이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했는지 모릅니다.

그러니 우리 인생은 오죽할까요.


아무리 세상이 시끄러워도 내 마음속 새소리가 들리는 작은 정원만큼은 간직하며 살고 싶습니다.

유난히 길게 울며 목척을 뽐내는 새소리가 마치 내 생각을 엿듣고 화답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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