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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랑예찬 Aug 09. 2024

이혼, 가까이에서 오래 보니

12년차 이혼변호사의 단상들

돌이켜 보니 참 신기해요.


2013년 변호사시험에 합격하고, 연수를 받을 때,

이혼에 관한 연수도 들을 수 있었어요.


그 때, 문득

‘아, 왠지 나는 이혼변호사가 될 것 같은데,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제가 이혼변호사가 될 것 같은 느낌이 강렬하게 드는데,

마음 한쪽에선 피하고 싶었나봐요.


당시엔 미혼이기도 했고,

결혼에 관해 깊게, 현실적으로 생각해 본 적도 없었고,

늦은 나이까지 공부하느라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의 일상을 가까이에서 본 적도 없었고,


무엇보다,

이혼변호사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기 때문에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런데 시간이 흘러,

이혼사건을 많이 진행하게 되고,

때로는 감정적으로 힘들어 하고,

현실을 부인해 보기도 하고,

도망쳐 보기도 하면서 어느 덧 12년차가 되었어요.


그 사이 저도

결혼을 했고, 아이들을 낳았고요.


이제는 피할 수 없는 ‘이혼변호사’가 되었는데,

초기에 두려워했던, 피하고 싶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마음과 생각이 흘러갔어요.


시간이 지날 수록 이혼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고,

그 생각이 깊어지면서 오히려 ‘사랑’에 관해 말하고 싶어진 거에요.


이런 제 생각을 주변 사람들과 나눌 기회가 종종 있었는데,

이를 들은 지인들이 글이나 영상으로 꼭 남겨서 많은 사람들이 보면 좋겠다고 말해주었어요.

그래서 용기를 내게 되었지요.




이혼변호사,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다다다다 싸우는 싸움닭?

상대의 약점을 찌르고 째고 소금 뿌리는 악녀?

남의 불행을 기뻐하며 돈을 버는 자?

변호사라기보다 사무장같은 여자변호사?

이혼을 찬양하고 권유하는 사람?


혹은

평생 만나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물어보고 싶은 게 몇 가지는 있는 사람?



어떤 이미지를 갖고 계시든,

현실에 발을 붙이고 일을 하고 생활을 하면서

이혼과 사랑에 관해 생각한 것들을

풀어나가 볼게요.



이혼을 가까이에서 오래 보고,

오히려 사랑을 예찬하게 된 이야기,

오늘 시작합니다.


매주 금요일 글을 올려볼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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